'40년 한국현대시의 역사' 문학과지성 시인선 500호

입력 2017-07-13 14:12  

'40년 한국현대시의 역사' 문학과지성 시인선 500호

황동규·이성복·최승자·기형도 등 작품 모은 기념 시집 출간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한국 현대시의 흐름을 이끌어온 '문학과지성 시인선'이 통권 500호를 맞았다. 1978년 황동규의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를 1호로 낸 이후 햇수로 40년 만이다.

창비의 '창비시선'이 1975년, 민음사의 '오늘의 시인총서'가 1974년부터 출간을 시작했지만 500호는 문학과지성 시인선이 가장 먼저 넘었다. 지금까지 211명의 시인의 시집 492권을 냈다. 시조시인들과 연변교포 시선집, 평론가들이 엮은 기념시집도 목록에 포함됐다.

시집 499권 가운데 88%에 해당하는 439권이 한 차례 이상 중쇄됐고 절판한 시집은 없다. 최근 82쇄를 찍은 기형도의 1989년작 '입 속의 검은 잎'이 29만 부가 팔려 최고 베스트셀러다. 이성복의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1980·52쇄), 최승자의 '이 시대의 사랑'(1981·46쇄) 등 15만 부 안팎의 판매고를 기록한 시집도 여럿이다.

문학과지성사는 최근 500호 기념 시집 '내가 그대를 불렀기 때문에'를 냈다. 출간 10년이 넘은 시집 가운데 독자와 시단의 꾸준한 관심을 받은 시인 65명의 시집을 선정하고 각각 2편씩 골라 실었다.

기념 시집에 담긴 작품들은 40년간 한국 현대시의 역사를 응축하고 있다. 황동규·마종기 등 1950년대에 등단한 원로작가부터 2000년대 작품활동을 시작한 진은영·하재연의 작품까지 실렸다. 정현종·오규원·김혜순·김정환·황지우·황인숙·유하·나희덕·함성호·김중식·문태준·김선우·김행숙·김이듬 등의 작품이 빼곡하다.






문학과지성사는 시인선에 100권이 추가될 때마다 앞선 99권의 작품들에서 고른 앤솔로지 형태의 기념 시집을 내왔다. 이번 기념 시집은 방법을 달리해 이전 499권 전체를 대상으로 작품을 선정했다. 문학평론가인 이광호 문학과지성사 공동대표는 13일 "이번 기념 시집은 400호와 500호 사이가 아닌, 1호에서 500호 사이의 역사를 담고 있다"며 "최소한 10년 정도의 시간이 지나야 문학적 가치에 대한 판단이 이뤄진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작품 선정은 오생근 서울대 불어불문학과 명예교수와 조연정 문학평론가가 맡았다. 오생근은 1970년대 김현·김병익·김치수 등과 함께 '1세대' 편집동인으로 문학과지성사의 기틀을 세웠다. 조연정은 30대 구성원들로 지난해 꾸려진 이른바 '5세대' 편집동인이다. 문학과지성사의 전통과 젊은 감각을 모두 반영한다는 의도다.

조 평론가는 발문에 "40년간 우리에게 각별했던 시집이 무엇이었는지를 확인하며, 독자들은 한국 시사를 압축적으로 다시 읽는 보람을 느낄 수 있고 나아가 특정 시기에 탐독했던 시들과 재회하며 지난 시절의 '나'를 발견하는 소소한 기쁨도 누릴 수도 있다"고 썼다. 500번대 시집들은 자주색으로 표지 테두리를 치고 나온다.

dad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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