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 칠성이 = 죽음을 기다리는 소들로 가득찬 도축장. 갓 두 살이 된 칡소 칠성이는 황 영감의 눈에 띄어 목숨을 부지하고 싸움소가 된다.
송아지 때부터 정들어 자식 같았던 범소를 싸움터에서 잃은 황 영감이었다. "너는 이제부터 내가 지켜 주마. 소의 천수를 누리게 할 것이다. 너는 바로 나다!" 황 영감은 칠성이를 담력 좋은 선수로 키워냈다.
장 노인의 싸움소 태백산과 맞붙던 날, 황 영감의 예감은 좋지 않았다. 범소를 잃은 게 태백산과의 싸움이었기 때문이다. 칠성이는 두려움에 몸을 떠는가 싶더니 범소의 앙갚음이라도 하듯 태백산을 끝내버린다.
"항복하고 도망치는 걸 쫓아가 결딴을 내다니! 비굴해도 안 되지만, 비겁한 건 용서받지 못한다." 황 영감은 칠성이를 더 이상 훈련시키지 않는다. 주인의 마음을 이해한 칠성이는 외양간 기둥을 들이받으며 괴로워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칠성이와 천하의 대결.
'마당을 나온 암탉'을 쓴 동화작가 황선미가 민속 소싸움을 소재로 선 굵은 신작을 냈다. 희망이 싹터야 할 자리에 두려움이 비집고 들어오는 냉혹한 삶의 무대를 소싸움에 빗댔다. 김용철 작가의 연필 드로잉이 황 영감과 칠성이의 마음을 생생하게 그린다.
사계절. 68족. 1만6천원. 초등 고학년.
▲ 달빛 마신 소녀 = 숲에 버려진 아기를 구한 마녀는 실수로 아기에게 달빛을 먹이고 만다. 달빛에는 어마어마한 마법이 깃들어 있다. 마법을 갖게 된 아기 루나는 마녀 가족의 일원이 된다.
루나는 사춘기 소녀로 성장한다. 하지만 루나에게 애정을 쏟은 가족들은 저마다 슬픔을 묻어두고 있다. 해마다 아기를 숲속 마녀에게 갖다 바쳐야 한 해가 무사하다고 믿는 슬픔의 도시. 루나는 어김없이 버려진 아기를 구하러 가는 할머니의 뒤를 쫓는데…
미국의 판타지 작가 켈리 반힐의 네 번째 소설. "이 소설 자체가 순수한 마법"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올해 뉴베리상을 수상했다.
양철북. 홍한별 옮김. 400쪽. 1만4천원. 초등 고학년.
dad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