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지난달 8일 저녁 조기총선 출구조사 결과에 눈물을 떨궜다고 털어놨다.
메이 총리는 13일(현지시간) BBC 라디오 프로그램과 인터뷰에서 당시 심경을 고백했다.
남편 필립으로부터 출구조사 결과를 얘기 듣는 순간 "완전 충격"에 빠져 "몇 분 지난 뒤에야 진정이 됐다"고 했다.
메이는 "남편이 안아줬는데 눈물이 조금 나왔다"고 털어놨다. 자신은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직접 보지 않았는데 "그런 비슷한 것들에 미신이 조금 있다"고 했다.
메이는 자신이 이끈 선거운동이 "완벽하진" 않다고 생각했지만, 자신이 받은 모든 징후는 보수당 과반의석 확대를 예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보수당이 표심을 잘못 읽고 있었거나 직전보다 높았던 투표율이 총선 결과를 갈랐을 것이라는 해석을 낳을 만하다.
메이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을 앞두고 "강력한 협상권을" 손에 쥐려고 20%포인트 안팎에 달하는 지지율 우위를 계산에 깔려 조기총선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결과는 오히려 13석을 잃고 과반의석마저 상실했다. 잇단 테러와 노인요양 복지 축소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
결국, 메이는 북아일랜드 지역정당인 민주연합당(DUP) 지지에 힘입어 보수당 소수정부를 출범시키는 수모를 겪었다.
민주연합당 지지의 대가로 북아일랜드에 10억파운드를 추가 재정 지원키로 한 것을 놓고 노동당 제러미 코빈 대표는 사퇴 위기에 직면한 메이가 "총리직을 10억파운드에 샀다"고 비난했다.
메이는 조기총선 직후 실각 위기에 몰렸지만, 메이를 쫓아내고 대체 총리를 찾는 것은 정권교체로 이어질 것이라는 보수당내 퍼진 위기의식 덕분에 '상처투성이 총리직'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산발적이라도 보수당 일각에서 총리 교체 시도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가 2022년 차기 총선을 이끌지 못할 것이라는 게 현재 보수당 내 지배적 정서다. 보수당을 지지한 일간 텔레그래프는 메이에게 '과도 총리' 딱지를 붙인 바 있다.
이날로 취임 1주년을 맞은 메이의 현주소는 '드라마틱한 추락' 끝에 언제 중도 낙마할지 모르는 신세로 전락한 자리에 있다.
국정운영 신뢰도는 취임 당시 +30에서 지금은 -20으로 떨어졌다. 국정운영을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훨씬 더 많다는 뜻이다.
하지만 메이는 지난 11일 연설에서 "조기총선 결과에도 불구하고 영국을 바꾸려는 내 약속은 희미해지지 않았다"며 총리직에서 물러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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