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 앞에서 두 경기째 프리킥 득점 '펄펄'
개인 K리그 통산 3호 '프리킥 득점'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K리그 클래식 선수 점검에 나선 신태용 축구 대표팀 감독의 최고 수확은 '꺽다리 공격수' 김신욱(전북)으로 수렴되는 모양새다.
196㎝의 장신 때문에 '공중볼 다툼 전문'이라는 편견이 따라붙었지만 자신의 시즌 8, 9호 골을 모두 오른발 프리킥으로 장식하며 '발이 강한' 골잡이로 자리매김했다.
김신욱은 16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상주 상무와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21라운드 원정에서 팀이 2-1로 앞서던 후반 34분 프리킥으로 쐐기 골을 꽂아 팀의 3-1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득점으로 시즌 9호 골을 작성한 김신욱은 2015시즌 울산에서 18골을 넣은 이후 2년 만에 두 자릿수 득점에 바짝 다가섰다. 김신욱은 지난 시즌 7골에 그쳤다.
김신욱의 발끝이 더욱 매서워지고 있다.
큰 키 때문에 '김신욱=헤딩'이라는 안타까운 공식이 따라붙었지만 김신욱은 이번 시즌에는 따지고 보면 머리보다 발이 더 강한 선수다.
김신욱이 이번 시즌 작성한 9골 가운데 헤딩 득점은 2골뿐이다. 나머지 7골(페널티킥 1골 포함)을 모두 발(오른발 6골·왼발 1골)로 작성했다.
통산 득점(111골)에서도 머리로 54골, 오른발로 50골(페널티킥 6골 포함), 왼발로 7골을 터트려 머리보다 다리가 더 강했다.
김신욱에게 장신은 타고난 장점이지만 한편으로는 약점도 됐다.
특히 태극마크를 달고 대표팀에 합류했을 때는 선발보다 후반 중반 조커로 투입되면서 어쩔 수 없이 후방에서 날아오는 롱패스를 따내는 역할이 집중됐다.
김신욱이 원하지 않았지만 경기가 팽팽하게 진행되고 있을 때 상대 수비수들 사이에서 불쑥 솟아오른 김신욱의 머리는 동료에게는 떨쳐내기 어려운 유혹이었다.
결국 김신욱을 향한 롱볼이 반복되면서 경기는 더욱 안 풀리고, 김신욱 역시 연방 점프를 하느라 제대로 된 슈팅 기회를 얻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됐고, 결국 태극마크와 거리를 두는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하지만 김신욱은 스스로 진화했다. 김신욱은 이번 시즌 전북이 치른 21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이 가운데 13경기는 선발로, 8경기는 교체로 나섰다.
전북과 대표팀이 다른 점은 동료들이 김신욱의 머리만 바라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헤딩골이 단 2개뿐이었다는 게 증거다.
장신 임에도 무게중심이 낮아 발재간이 좋은 김신욱은 이번 시즌 7골을 발로 넣으면서 골잡이의 자존심을 지켰다.
여기에 새로운 무기도 장착했다. 바로 세트피스 해결사다.
2009년 프로에 데뷔한 김신욱은 2014년 7월 19일 울산 유니폼을 입고 뛸 당시 경남FC를 상대로 후반 41분 오른발로 자신의 프로통산 1호 프리킥 득점에 성공했다.
이후 김신욱에게 프리킥 득점은 '남의 일'이었다. 주로 프리킥을 받아 머리로 해결하는 역할에 더 집중해서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나고 김신욱은 지난 8일 정규리그 19라운드에서 '친정팀' 울산을 상대로 페널티아크 왼쪽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자신의 통산 두 번째 프리킥 득점에 성공했다.
관중석에서는 국가대표 사령탑을 맡은 신태용 감독이 지켜보고 있었다.
신태용 감독은 이날 두 번째로 전북 경기를 보러 상주시민운동장을 찾았고, 김신욱이 후반 34분 오른발 프리킥으로 또다시 득점에 성공하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었다.
김신욱은 신 감독 앞에서 자신의 장점이 '공중볼'이 아닌 발이라는 것을 온몸으로 증명하며 대표팀 승선의 가능성을 한충 더 높이는 데 성공했다.
horn9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