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에 특허 포함…모빌아이의 인텔 매각은 대표 성공사례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이스라엘 히브리(Hebrew) 대학은 연구를 통한 기술의 상업화로 수년간 미화 200억 달러(23조원) 가량을 벌어들였다고 이 대학 총장이 밝혔다.
히브리 대학의 메나헴 벤 사손 총장은 17일 호주 시드니대학에서 열린 의학과 과학 연구 상업화 워크숍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일간 오스트레일리안 파이낸셜 리뷰(AFR)가 보도했다.
벤 사손 총장은 이날 연설에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대학 설립자 중 한 명이라며 "우리 대학의 유전자(DNA)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라고 자랑했다.
그는 히브리 대학이 연구와 그로 인한 상업화에서 성공한 원인을 대략 3가지로 꼽았다.
우선 연구자들이 적극적으로 상업화를 고려하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승진과 관련해 다른 대학들처럼 논문 등의 학문적 업적을 계산할 뿐만 아니라 특허도 포함하는 식이다.
두 번째로는 대학과 기업 간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기술을 발전시킨다.
세 번째로는 학생들에게 연구에 참여할 기회를 주는 한편 기업에서 실제적인 경험을 쌓게 해 현실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한다.
이런 분위기에 따라 1964년 대학 내에 기술 이전 기구인 '이숨연구개발'(Yissum Research Development)이 설립된 후 2천600 건의 발명을 통해 9천300건의 특허가 등록됐다. 800건의 기술 라이선스가 있으며, 110개 회사가 분사했다.
대표적인 성공사례로는 지난 3월 미국 인텔에 인수된 자율주행 기술 업체 모빌아이(Mobileye)다.
모빌아이는 무려 미화 153억 달러(약 17조3천억 원)에 팔렸으며, 이는 외국 기업의 이스라엘 업체 인수 역사상 최대 규모다. 모빌아이의 기술은 히브리 대학이 개발했으며 이숨연구개발이 이를 상업화했다.
벤 사손 총장은 모빌아이 공동설립자인 암논 샤슈아는 억만장자가 됐지만, 현재 무급으로 히브리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히브리 대학의 기술을 토대로 이숨연구개발에 의해 상업화한 제품들은 연간 미화 20억 달러(2조3천억 원) 이상의 매출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상품으로 나온 것만도 600개에 달한다.
벤 사손 총장은 히브리 대학의 성공 요소를 매우 높은 입학 기준과 함께 이스라엘 학부생들의 학업이 보통 군 복무를 마친 뒤인 23~24살에 시작하는 것을 꼽았다.
이 연령층이 되면 좀 더 성숙해 있으면서 여러 경험도 있게 된다는 것이다.
벤 사손 총장은 "발명과 기술의 상업화에 상당한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이스라엘의 첫 대학으로 출발할 때와 마찬가지로 유대 철학에서부터 농업까지 다양한 학문을 가르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히브리 대학은 8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18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이번 워크숍에는 히브리 대학 박사과정생 2명의 지도 아래 탄저병 연구에 참여하는 이스라엘 고교생도 참가했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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