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법원이 조선학교를 고등학교 수업료 무상화에서 배제한 일본 정부의 조치가 문제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히로시마(廣島) 지방재판소는 19일 히로시마조선학교를 운영하는 히로시마조선학원과 졸업생 110여명이 일본 정부의 조선학교 고교 수업료 무상화 배제 조치가 위법하다고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전면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일본에서 고교 수업료 무상화제도는 2010년 도입됐다. 학생 1명당 연간 12만~24만엔(약 120만3천~240만6천원)의 취학지원금(수업료와 같은 금액)을 학교에 지원한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이 제도를 도입하면서 조선학교를 대상에서 제외했다. 지금의 야당인 민주당(현 민진당) 정권 당시 조선학교를 대상에 넣을지 결정을 못 했다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현 정권이 출범한 뒤 조선학교 배제 방침을 확정했다.
조선학교가 친북한 성향의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취학지원금이 수업료에 쓰이지 않을 수 있는 것이 그 이유다.
이에 히로시마조선학원과 이 학교 졸업생들은 조선학교 배제 조치의 취소를 요구하며 재학 중 받았어야 할 취학지원금 총 5천600만엔(약 5억6천142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 원고 측은 "조선학교에 대한 부당한 차별로, 납치문제와 관계없는 학생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은 차별을 조장하는 악질적인 행위"라며 "평등권과 민족교육을 받을 권리, 즉 학습권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일본 정부는 "조선학교를 무상화 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불합리한 판단이 아니며 조선학교 비지정(제외) 조치는 문부과학상의 재량에 따른 것일 뿐 정치적인 동기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북한과 조선총련의 영향력을 부인하지 못해 적정한 학교운영이 되고 있는지 확증이 없다는 정부의 판단은 잘못되지 않았다"며 "학교 측은 조선총련의 강력한 지도 아래에 있어 취학지원금을 지불해도 수업료로 쓰이지 않을 우려가 있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은 일본 전국에서 조선학교들이 제기한 비슷한 내용의 다른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히로시마 외에 도쿄(東京), 오사카(大阪), 나고야(名古屋), 후쿠오카(福岡) 등에서도 조선학교에 대한 정부의 무상화 배제 조치의 위법성을 지적하는 소송이 제기돼 있다.
지난 5월 기준으로 일본 내 고교 과정이 설치된 조선학교는 11개교(1개교 휴교)로 학생 수는 1천389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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