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연례보고 앞두고 국제인권단체들 예멘참사 들어 압박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유엔이 매년 발표하는 '아동 인권침해국 명단'에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할 것을 촉구하는 국제 인권단체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국제 인권단체들은 예멘 내전에 개입한 사우디가 올해 아동 인권침해국 명단에 포함되지 않을 경우 "위험한 선례로 남을 수 있다"며 유엔의 결단을 촉구했다.
사우디는 지난 2015년 이란이 지원하는 시아파 반군 후티에 축출된 예멘의 아베드 라보 만수르 대통령의 복귀를 위해 그해 3월 내전에 개입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을 비롯한 국제 아동구호단체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한해 병원이나 학교 등을 겨냥한 사우디 주도 국제동맹군의 공습 23건으로 120여명의 아동이 죽거나 장애를 입었다.
인권단체들은 내달 유엔이 발간하는 아동 인권침해 연례 보고서에 사우디의 아동 인권침해 사례를 포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보고서에는 아동 인권침해국 명단도 포함된다.
지난해 유엔은 사우디를 이 명단에 포함했다가 사우디 정부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불과 며칠 만에 명단에서 제외한 바 있다.
당시 보고서는 예멘에서 2015년 한해에만 전년의 6배에 이르는 1천953명의 아동·청소년이 죽거나 다친 것으로 집계하고 이들의 60%가 사우디 주도 국제동맹군의 공격을 받았다고 분석했었다.
사우디 주도 국제동맹군의 공습 중 아동·청소년의 피해가 특히 컸던 사례로 지난해 2월 어린이 25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한 마스타바 시장에 대한 공습과 아동 10명이 숨진 8월 사다 지역에 대한 공습 등이 꼽힌다.
일부 공습은 민간인 사상자의 규모가 너무 커서 아동·청소년 사상자 집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경우도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캐롤라인 애닝은 "만약 책무성이 없다면, 전쟁 당사자들이 정치적 영향력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 그들이 충분한 권력과 부를 갖고 있으면 아동을 살해하고 다치게 하거나 학교와 병원을 공격해도 된다고 생각한다면 예멘뿐 아니라 세계 분쟁지역에도 매우 위험한 선례를 남기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멘 내전으로 아동·청소년의 피해가 특히 심각한 상황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내전으로 그동안 아동·청소년 4천여명이 죽거나 다쳤고 5살 미만의 아동 220만여명은 영양실조로 고통받고 있다.
최근에는 콜레라까지 퍼지면서 아동·청소년 11만8천여명이 감염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가운데 지난 18일 사우디 주도 국제동맹군이 남서부 타에즈 지역에 대한 공습을 감행해 민간인 최소 20명이 사망했다고 유엔난민기구(UNHCR)가 19일 밝혔다.
mong07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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