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中 외교부장, 방중 카타르 외무 연쇄 접촉 후 메시지 전달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중국이 미국도 실패한 '카타르 단교사태' 해결에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중국은 분쟁 당사국인 아랍에미리트(UAE)와 카타르 외무장관을 초청해 각각에 메시지를 전하는 등 중재역할을 본격화하고 있다.
21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19일 술탄 알자베르 UAE 외무장관을 만난 데 이어 20일에는 세이크 모하마드 알타니 카타르 외무장관과 만나 단교 사태와 관련해 걸프협력회의(GCC)에서 이견을 해결하라고 주문했다.
이는 수니파와 시아파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 갈등과 대립을 바탕으로 전개되고 있는 사우디·UAE 등 아랍권 4개국의 카타르 단교 사태를 GCC 틀 안에서 해결해야지 외세 도움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외세는 유럽과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걸프협력회의는 페르시아만 6개 아랍 산유국이 협력 강화를 위해 설립한 기구다. 카타르 이외에 카타르와 단교를 선언한 사우디·UAE·바레인이 속해있으며 쿠웨이트·오만도 회원국이다. 현재 쿠웨이트가 적극적인 중재역할을 하고 있다.
왕이 부장은 카타르 외무장관과의 회동에서 "GCC는 많은 분쟁을 성공적으로 해결한 성숙한 지역 기구"라면서 "걸프 국가들은 GCC 내에서 현재 상황과 이견을 처리할 능력이 있다는 확신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걸프 지역 국가들은 대테러 협력, 상호 존중, 내정 불간섭, 국제 의무 준수를 기반으로 솔직한 대화를 통해 위기를 해결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면서 "중국은 쿠웨이트의 중재 노력을 지지하고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중국은 아랍 국가들의 친구로서 필요하다면 평화적인 대화를 증진하는데 건설적인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알타니 카타르 외무장관은 "카타르는 주권 존중, 내정 불간섭, 국제법 준수의 기반 아래 모든 관련국과 함께 건설적인 대화를 전개해 점차 상호 신뢰를 구축하고 이견을 처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단교 사태에 대한 중국의 객관적인 입장을 언급하고 "카타르는 중국과 대화와 협력을 할 준비가 됐으며 중국이 긍정적인 역할을 계속해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왕이 부장은 19일 술탄 알자베르 UAE 외무장관과의 회동에서도 같은 해법을 제시했다.
왕 부장은 알자베르 외무장관에게 "중국은 GCC 틀 내에서 아랍 방식을 활용해 현재 이견을 해결하는 것을 지지하며 상호 존중과 내정 불간섭 원칙을 견지한다"면서 "역외 국가는 화해 실현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5일 카타르에 국교 단절을 선언한 아랍권 4개국은 이란, 이슬람주의 정파 '무슬림형제단',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 정파인 헤즈볼라 등과 카타르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카타르는 테러세력 지원 의혹이 조작된 것이라고 항변하며, 단교조치에 대해 "정당화할 수 없는 불법적 결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10일부터 카타르에 이어 사우디, 쿠웨이트를 방문해 작금의 단교 사태와 관련한 중재에 나섰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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