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렐리 달력 2018년 주제는 '이상한 나라의 흑인'

입력 2017-07-24 10:55  

피렐리 달력 2018년 주제는 '이상한 나라의 흑인'

(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50년 넘게 주로 여성의 누드 사진 등을 실어온 것으로 유명한 '피렐리 달력'이 2018년 판을 '올 블랙'으로 치장한다.

등장 모델 모두를 흑인으로 채워 전 세계 VIP만을 위한 한정판 명품 달력 피렐리의 전통을 깬다.

영국 출신 사진작가 팀 워커와 패션잡지 '보그'의 영국 편집장으로 내정된 아프리카 가나 태생의 에드워드 에닌풀(45)이 내년 피렐리 달력 제작에 나섰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24일 전했다.

피렐리 달력은 1964년부터 소량만 제작돼 일반 판매 없이 주요 인사에게만 배포되고 있다.

이탈리아 타이어업체 피렐리가 제작한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일러스트 원작자 존 테니얼을 기리는 이번 피렐리 달력은 '사랑의 여왕'과 캐터필러(애벌레), 트위들디 등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로부터 영감을 얻은 이미지를 재창조한다.

흑인 모델 나오미 캠벨이 그의 믿음직한 조수인 래퍼 숀 디디 콤스와 함께 '로열 비헤더'에서 무대 중앙에 선다.

영화배우 우피 골드버그와 이름난 여장남자 루 폴, 그리고 페미니스트 운동가로 활약 중인 모델 애드와 아보아가 등장한다.

등장인물들은 나이나 국적, 재능 등 다방면에 걸쳐 '불협화음'을 이룬다.

팀 워커는 패션 사진에서 가장 사랑받는 이미지들 가운데 일부를 새로 창작해야 하는 임무를 맡았다.

이 프로젝트는 가히 혁명적이다.

워커는 "이런 시도는 예전에는 없었다"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이렇게 그려진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1964년 첫 등장한 피렐리 달력은 오랫동안 슈퍼모델들의 가냘픈 팔다리를 담아왔다.

하지만 최근들어 사회적 '비평 미학' 차원에서 더 많은 주제를 가져오고 있다.

2016년 판 피렐리 달력은 슈퍼모델들의 나열이라는 전통을 깼다.

전설적 여류 사진작가 애니 레보비츠가 찍은 전문직 여성들의 사진을 담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문화계와 스포츠스타, 예술적 성취를 달성한 여성들이다.

미국의 여성 테니스 스타 세레나 윌리엄스와 미국 영화배우 겸 코미디언 에이미 슈머, '비틀스' 멤버 존 레넌(1940~1980)의 둘째 부인이자 전위예술가인 오노 요코 등 다양한 인종과 나이 등 믿기지 않을 융합을 보여줬다.

피렐리 달력은 이에 앞서 1987년 당시 16세였던 나오미 캠벨을 기용해 흑인 일색의 이미지를 창출한 바 있다.

'사랑의 왕자' 역할을 맡은 선천성 색소 결핍증(피부와 털은 하얗고 얼굴은 핑크빛) 환자인 변호사 겸 모델 탄도 호파는 "이런 시도는 문화 발전에 있어 매우 중요한 발걸음"이라며 "이는 일반적이지 않고 고정관념과 맞지 않는 이미지를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논란이 있지만 피렐리 달력은 최근 수개월 사이 세계 패션계를 뒤흔들 정도로 엄청난 이동의 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유명 브랜드들은 전례없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구찌의 최근 광고는 흑인 모델을 기용하고 있고 2017년 가을·겨울 신제품 출시에서는 인종적으로 가장 많은 모델들을 등장시켰다.

에드워드 애닌풀이 보그의 영국판 첫 흑인 편집장이 된 것만을 봐도 이런 변화를 알 수 있다.

kyung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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