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서 개막…'김차섭 vs. 전소정' 展도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1960~1970년대 세계는 베트남 전쟁과 달 착륙을 통해 인간성의 말살과 인간의 도약을 동시에 지켜봤다.
두 사건은 냉전 이데올로기 대립이라는 한 뿌리에서 비롯된 다른 결과물이었다.
일상을 억누르는 냉전 이데올로기와 기성 체제에 저항하는 젊은이들은 정신적 해방을 외쳤다. 이는 대중매체 보급에 힘입어 다채로운 대중문화를 낳았다.
비슷한 기억을 공유하는 한국과 동남아 국가들의 문화적 궤적을 통해 당대를 돌아보는 전시가 14일부터 서울 노원구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기획전 '아시아 디바: 진심을 그대에게' 주인공은 무대에서 주목받는 디바가 아니라, 잊히거나 소외된 이들이다.
특히 남성 중심 사회에 조금씩 '균열'을 냈던 여성들을 다룬 작품들이 많다.
카자흐스탄 문화기관인 고려극장이 배출한 방 티마라의 삶과 음악을 조명하는 김소영의 영상 '고려극장'(2017), 1950년대 뛰어난 재능에도 사회의 혐오와 멸시를 받았던 여성국극 관련 정은영의 아카이브(2017) 등이 전시된다.
전쟁의 침략자이자 희생자인 일본 여성의 존재를 파고드는 작가 요시코 시마다의 '배너 오프 디스어피어런스'(2016)와 무슬림 여성들과 함께 실크 천으로 알라를 재현한 인도네시아 작가 아라마이아니의 '상처 여미기'(2006)도 흥미롭다.
동두천 낙검자(성병 감염인) 수용소를 소재로 한 덴마크 설치미술가 제인 진 카이젠의 영상 '몽키하우스'(2017)도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전시를 통해 소환된 '아시아 디바' 중에는 한국 여가수 최초로 소울과 사이키델릭 스타일의 노래를 불렀던 김추자도 있다. 그가 당시 입었던 의상과 음반·사진·영상·미공개 음원 등이 이번 전시에서 공개됐다.
미술관은 "김추자 특유의 관능적인 음색, 의상, 퍼포먼스는 당대 굳건한 독재정권과 남성 중심 사회에 뚜렷한 각인을 새겼다"면서 "이 특색은 독재정권에 의해 저항적인 뉘앙스로 받아들여졌다"고 평했다.
전시는 10월 9일까지. 문의 ☎ 02-2124-8928.
미술관 전시실2에서는 원로작가 김차섭과 차세대 작가 전소정의 작품을 함께 보여주는 '김차섭 vs. 전소정-내 세대의 노래' 전시를 감상할 수 있다.
1940년 일본에서 태어난 김차섭은 다양한 형식적 실험을 거듭해 오면서도 끈질기게 대항했던 한민족의 서민적 의지력을 드러내는 것에 천착해 왔다.
1982년 부산 출생인 전소정은 세계를 지배하는 신자유주의 아래 획일화의 문제, 끊임없는 자본계급의 착취와 억압을 묘사하는 작업을 주로 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이 다른 세대의 작가 2명의 작품세계와 예술언어를 비교하고 예술적 대화를 도출하고자 하는 '타이틀 매치' 전이다.
전시는 10월 15일까지. 문의 ☎ 02-2124-5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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