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참기름처럼 고소한 고향의 정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11년 전 결혼하면서 베트남에서 부산으로 이주한 A(31·여) 씨는 최근 뜻밖의 선물을 받았다.
부산 동래구 명장1동 새마을문고 회원들이 참기름을 팔아 마련해 준 비용 덕분에 A 씨는 두 딸과 함께 친정인 베트남 호찌민을 방문하게 됐다.
A 씨 모녀는 지난 24일 선물 보따리를 안고 2주간의 일정으로 출국했다.
새마을문고 회원 10여 명은 함께 활동하는 A 씨가 2008년 한국인 남편을 만나 부산으로 이주한 뒤 5년 전 한 차례만 친정 나들이를 했다는 얘기를 듣고 지난해 추석부터 '참기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재래시장에서 참기름을 사 선물용으로 예쁘게 포장한 뒤 웃돈을 붙여 팔아 A 씨의 친정 나들이 비용을 마련한 것이다.
회원들은 주민센터에 판매대를 만들어 방문객을 대상으로 영업하고 지인에게 부탁해 팔기도 했다.
명장1동 새마을문고에서 책을 관리하는 회원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소매를 걷어붙인 덕분에 단기간에 70만원을 마련했다.
강종엽(52) 회장은 27일 "낯선 한국 땅에서 살아가는 결혼 이주여성에게 참기름처럼 고소한 고향의 정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 회원들과 함께 참기름을 팔아 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오랜만에 친정 나들이한다며 환하게 웃던 A 씨의 표정이 생생하다"며 "앞으로도 결혼 이주여성이나 어려운 이웃을 위해 뜻깊은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A 씨는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훌쩍 큰 손녀를 보여드릴 수 있게 됐다"며 따뜻한 도움의 손길을 내민 문고 회원들에게 연방 고개를 숙였다고 강 회장은 전했다.
handbroth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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