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만주만리·네 이름을 지운다

입력 2017-07-28 11:18  

[신간] 만주만리·네 이름을 지운다

서울 노마드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 만주만리 = 시인이자 소설가인 정철훈(58)의 시집.

시인은 세월호 침몰 직후 30년 가까이 몸담은 신문사에서 퇴직했다. 3년 사이 부친의 장례를 치르고 카자흐스탄에 거주하던 둘째 큰아버지의 유품을 정리했다. 유품에서 한국전쟁 당시 가족들이 피란한 중국 북만주의 주소를 발견하고 그곳에 가 탐문한다.

시인은 "디아스포라의 애환을 내 문학의 한 지향이라고 여겨왔으나 요즘은 그 국경이란 게 지리적 공간뿐만 아니라 죽음과 배면을 이루는 생몰의 국경으로 다가오기도 한다"고 썼다.

"헤이타이는 내 심상 지도에서 가장 먼 땅/ 그 까까머리가 살아있다면 올해 칠순이고/ 한 번 찢어진 가슴은 나이를 먹지 않는다// (…)// 버스에서 내리다가 중국 아이의 까까머리에/ 가만히 손을 대 본다/ 아이야, 나이 같은 건 먹지 마라/ 이건 내 손이면서 내 손이 아니란다" ('내 손이면서 내 손이 아닌' 부분)

실천문학사. 160쪽. 1만원.





▲ 네 이름을 지운다 = 민중시인 신동엽(1930∼1969)의 아들인 신좌섭(58) 서울대 의대 교수의 시집.

신씨는 아버지가 신춘문예에 당선돼 등단하던 1959년 태어나 열 살 때 아버지를 잃었다. 아들은 대학입시를 앞두고 심근경색으로 요절했다. 아들의 죽음을 애도하고 아버지의 시적 정신을 기리는 시편을 엮었다.

신씨는 "오십대 후반에 시를 시작하다니 얼토당토않은 망발"이라면서도 "아파보았기에, 아픈 사람들을 끌어안고 가련다"고 썼다.

"빗방울엔/ 어린 정령(精靈)들이 숨어있다// 허공을 떠돌던 작은 물방울/ 그리운 집/ 창을 두드린다// 비 오는 날/ 갈 곳 없는 영혼들이/ 줄을 지어// 타닥타닥/ 유리창에 흩어진다// 아, 아득해" ('빗방울' 전문)

실천문학사. 146쪽. 1만원.







▲ 서울 노마드 = 1974년 월간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이계홍(70)의 소설집. 그동안 발표한 중·단편과 경장편 소설 8편을 묶었다.

일간지 기자로 수십 년간 일한 작가는 몰가치·몰이성적인 오늘날 지식인 사회를 개탄한다. 냉전·반공·지역주의에 기대 이익을 챙기는 무리들을 꼬집는다. "인간모욕의 역사, 광기와 야만의 시대를 증언하는 작업에 몰두하고 싶다. 진실의 무기인 문학을 통해 인간화로 이끌어가는 작업, 그것은 작가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믿는다."

문학나무. 375쪽. 1만5천원.

dad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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