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서는 공장] 반도체만 생산능력 확장…자동차·선박은 뒷걸음질

입력 2017-07-30 06:11  

[멈춰서는 공장] 반도체만 생산능력 확장…자동차·선박은 뒷걸음질

반도체 최대 생산가능량, 6년 새 2배 이상 늘어

제조업 '간판' 섬유·자동차·선박은 하락해 차이 극명

(세종=연합뉴스) 정책팀 = 최근 한국 제조업은 평균 가동률이 하락했을 뿐만 아니라 반도체와 같은 특정 산업만 생산능력을 강화하는 '올인' 문제가 노출되고 있다.

호조세에 접어든 제조업종뿐만 아니라 다른 업종에도 눈을 돌려 투자하는 등 계란을 여러 바구니에 담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112.8이었다.

생산능력지수란 인력·설비·조업시간 등이 정상적으로 생산에 투입되는 상황에서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생산가능량을 지수로 나타낸 것이다.

업종별로 2010년을 100으로 가정해 상대적인 생산가능량을 나타낸다. 다시 말해 올해 2분기 생산능력은 2010년에 비해 12.8% 확대됐다는 뜻이다.

한국 제조업의 생산능력은 매년 꾸준히 커지고 있기는 하다.

2010년 100을 기준으로 할 때 1998년 54.5였던 생산능력지수는 2000년 65.3으로 60을 돌파했다. 2003년 70(71.7)을 돌파하고서 2006년 80.9, 2009년 92.7, 2014년 110.4까지 올라섰다.

문제는 생산능력지수가 업종별로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많은 제조업종은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심지어 뒷걸음질하고 있지만,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는 반도체 업종에 가려 전체 생산능력이 향상하고 있다는 착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반도체 제조업의 올해 2분기 생산능력지수는 256.5를 기록했다. 2010년에 비해 2배 이상 성장했다는 뜻이다.

반도체의 생산능력 성장은 눈부실 정도다. 1998년 6.3 수준이었던 반도체 제조업의 생산능력지수는 전에 볼 수 없이 증가했다.

1년 전보다 10% 이하로 성장한 해는 2001년(1.6%)과 2014년(8.8%) 딱 두 해였다. 단 한 해도 생산능력이 감소한 적이 없었다.

특히 1999년(49.1%), 2010년(40.5%), 2006년(37.5%), 2004년(37.2%) 등은 다른 산업에서는 볼 수 없는 급격한 상승폭을 기록했다.

한국의 고도성장기를 이끌었던 업종인 섬유 제품 제조업은 정반대의 모습이 나타났다.




1998년 157.3을 기록했던 생산능력지수는 꾸준히 하락했다.

2012년(104.4) 반짝 상승한 섬유 제품 제조업 생산능력은 다시 하락, 올해 2분기에 92.8을 기록해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1980년대 후반부터 인건비 상승과 수입 규제 등으로 경영난에 빠진 섬유 제품 제조업은 개발도상국으로 공장을 옮기는 등 자구책을 펼쳤다. 이 탓에 국내 생산능력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까지 한국 경제를 견인했다고 평가받은 자동차와 선박의 생산능력도 뒷걸음질 치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자동차용 엔진 및 자동차 제조업은 꾸준히 상승했지만 2011년과 2012년(101.6) 정점을 찍고서 생산능력이 감소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47조6천740억원, 영업이익 2조5천952억원, 당기순이익 2조3천193억원이었다.

매출액은 1년 전보다 1.4%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16.4%, 당기순이익은 34.3% 각각 줄었다.





전체 판매량은 219만7천689대로 8.2% 줄었다. 내수에서는 1.7%만 하락했지만 판매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과 미국 등 해외에서는 9.3%나 감소했다.

올해 2분기 자동차용 엔진 및 자동차 제조업의 생산능력지수는 99.6을 기록, 2010년보다 생산능력이 오히려 퇴보한 것은 이런 부진의 영향에 따른 것이다.

선박 및 보트 건조업도 작년 조선업의 대규모 구조조정에 따라 생산능력이 줄었다.

1998년 50.9 수준이었던 생산능력은 단 한 번도 감소하지 않고 증가해 2014년 107.8까지 성장했다.

하지만 작년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이 추진됐고 이 과정에서 세계 7위 규모였던 한진해운이 파산해 사라졌다.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전년보다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에 따라 작년 12월 말 기준 한국의 선박 수주잔량은 1천989만CGT(표준화물 환산톤수)으로 17년 만에 일본에 밀려 잠시 3위로 떨어지기까지 했다.

이에 따라 생산능력지수는 작년 105.2로 뒷걸음질 쳤고, 올해 2분기는 105.1로 더 낮아졌다.

2vs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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