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사상최대 실적도 '쉬쉬'…보험료 인하여론 '눈치'

입력 2017-08-01 11:20  

손보사, 사상최대 실적도 '쉬쉬'…보험료 인하여론 '눈치'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대형 손해보험회사들이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음에도 대외적으로 알리지 않고 조용하게 넘어갔다. 새 정부 들어 보험료 인하가 이슈가 되는 상황에서 좋은 실적이 부담스러운 눈치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동부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상위 5개사는 올해 상반기에 역대 최고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5개사의 당기순이익을 합치면 1조8천479억원에 달한다. 작년 상반기에 견줘 45.8%(5천809억원)나 늘었다.

사상 최대 실적은 자동차보험과 장기보험에서 손해율이 개선된 덕분이다.

특히 외제차량 렌트비 현실화, 경미 손상 수리비 지급기준 신설 등 지난해의 제도개선 효과가 반영되면서 자동차보험의 손해율 개선 추세가 두드러졌다.

메리츠화재가 올 상반기 76.1%로 전년 동기 대비로 7.9%포인트나 내린 것을 비롯해 주요 손보사의 손해율이 3∼4%포인트 떨어지며 76∼77%를 기록했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 대비 고객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로, 적정 손해율인 77∼78% 미만이면 흑자가 났음을 의미한다.

만년 적자가 나는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주요 손해보험사가 무더기로 흑자를 낸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장기보험의 손해율도 상위 5개사 모두 전년 동기 대비로 1∼2%포인트 떨어졌다.

장기보험은 대개 보험 매출의 70%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손해율이 1%포인트만 떨어져도 이익이 크게 개선된다.

하지만 올 상반기 '경사'를 알린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실적을 공시하면서 별도의 자료는 낸 손보사는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 등 두 군데에 불과했고, 이마저도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는 중요한 사실을 언급하지 않았다.

손보사가 전통적으로 실적 홍보에 인색한 면이 있지만 같은 금융권인 은행권과 비교하면 온도 차가 크다.

금융지주사들은 실적 자료를 낼 때 단순히 수치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 이래 최대'라는 의미를 선전하곤 한다.

이는 주식회사로서 주주들에게 이 정도로 경영을 잘하고 있다고 알린다는 측면에서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손보사들의 이런 '함구'는 새 정부의 보험료 인하 방침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건강보험의 급여 확대를 추진하면서 누린 보험업계의 반사이익만큼 실손보험의 보험료를 내리겠다고 밝혔다. 자동차보험 역시 합리적으로 책정되는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보험회사의 실적이 너무 좋은 것으로 알려지면 보험료를 내려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될 수 있다.

실손보험의 반사이익을 놓고 의료업계, 정부와 이견을 보이는 상황에서 특히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보험업계는 반사이익은커녕 실손보험에서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반대편에서는 기존 실손보험이 다른 상품과 결합돼 종합보험 형태로 판매되고 있어 개별 실손보험이 아니라 실손보험이 포함된 상품의 전체 손익을 따져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즉, 개별 실손보험은 적자가 나지만 암보험 등 이에 결합된 다른 상품에서 이익이 나 보험사들이 주장하는 것만큼 손해나는 상품이 아니라는 의미다.

실제 실손보험과 암보험 등이 속한 장기보험의 손해율이 최근 들어 개선되고 있기도 하다.

한 손해보험회사 관계자는 "보험업계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실적을 자랑할 여건이 안 된다"며 "이익이 너무 난다고 하면 여론이 안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표> 손해보험사 당기순이익 현황

(단위: 억원, %)

┌───────┬───────┬───────┬──────┬──────┐

│손해보험사│올해 상반기 │작년 상반기 │증감│증감률 │

├───────┼───────┼───────┼──────┼──────┤

│삼성화재 │7,798 │5,156 │2,642 │51.2│

├───────┼───────┼───────┼──────┼──────┤

│동부화재 │3,698 │2,376 │1,322 │55.6│

├───────┼───────┼───────┼──────┼──────┤

│현대해상 │2,822 │1,989 │833 │41.9│

├───────┼───────┼───────┼──────┼──────┤

│KB손보│2,126 │1,753 │373 │21.3│

├───────┼───────┼───────┼──────┼──────┤

│메리츠화재│2,035 │1,396 │639 │45.8│

├───────┼───────┼───────┼──────┼──────┤

│합계 │18,479│12,670│5,809 │45.8│

└───────┴───────┴───────┴──────┴──────┘



<표> 손해보험사 자동차보험 손해율 현황

(단위: %, %포인트)

┌─────────┬─────────┬────────┬────────┐

│손해보험사│올해 상반기 │작년 상반기 │증감│

├─────────┼─────────┼────────┼────────┤

│삼성화재 │76.3 │79.9│-3.6│

├─────────┼─────────┼────────┼────────┤

│동부화재 │77.6 │82.2│-4.6│

├─────────┼─────────┼────────┼────────┤

│현대해상 │77.4 │80.9│-3.5│

├─────────┼─────────┼────────┼────────┤

│KB손보│77.8 │81.4│-3.6│

├─────────┼─────────┼────────┼────────┤

│메리츠화재│76.1 │84.0│-7.9│

└─────────┴─────────┴────────┴────────┘



<표> 손해보험사 장기보험 손해율 현황

(단위: %, %포인트)

┌─────────┬─────────┬────────┬────────┐

│손해보험사│올해 상반기 │작년 상반기 │증감│

├─────────┼─────────┼────────┼────────┤

│삼성화재 │84.9 │86.5│-1.6│

├─────────┼─────────┼────────┼────────┤

│동부화재 │84.4 │86.6│-2.2│

├─────────┼─────────┼────────┼────────┤

│현대해상 │85.6 │87.0│-1.4│

├─────────┼─────────┼────────┼────────┤

│KB손보│84.4 │85.6│-1.2│

├─────────┼─────────┼────────┼────────┤

│메리츠화재│82.5 │83.7│-1.2│

└─────────┴─────────┴────────┴────────┘

pseudoj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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