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 성장에 짐 덜어낸 박태환…"부담 내려놨어요"

입력 2017-08-01 14:43  

후배들 성장에 짐 덜어낸 박태환…"부담 내려놨어요"

10년 넘게 '한국 수영 간판'…선수에겐 영광이자 부담

안세현, 김서영 성장에 "내가 은퇴해도 더 좋은 성적 낼 거라는 믿음"




(영종도=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박태환(28·인천시청)에게는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수영 선수'라는 타이틀이 항상 따라붙는다.

2007년 호주 멜버른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 우승,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우승으로 '아시아인의 한계를 깼다'는 찬사를 받은 박태환은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도 보기 드문 선수였다.

한국 수영계는 항상 박태환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박태환을 제외하면 결승에 진출하는 것조차 힘들었기 때문이다.

이는 박태환에게 영광인 것과 동시에 부담이기도 했다. 그저 물살을 가르는 게 즐거워서 수영을 시작한 박태환은 어느덧 한국 수영을 이끌어야 한다는 짐을 어깨에 짊어진 채 경기에 나서게 됐다.

그래서 박태환에게 올해 헝가리 부다페스트 세계수영선수권대회는 뜻깊다.

박태환은 6년 만에 출전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자유형 400m 4위, 200m 8위, 1,500m 9위로 메달을 따지 못했다.

대신 안세현(22·SK텔레콤)이 여자 접영 200m 4위, 100m 5위에 올라 역대 한국 여자 선수 최고 성적을 냈고, 김서영(23·경북도청)은 한국 남녀선수 통틀어 처음으로 개인혼영 200m 결승에 진출해 6위라는 성과를 냈다.




후배들의 성장에 박태환은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그는 "안세현 선수가 워낙 좋은 성적을 냈다. 김서영도 그렇다. 무엇보다 제가 아닌 다른 선수가 좋은 성적을 내다보니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 박태환은 선수로서 마지막 날이 머지않았다. 내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까지는 확실히 출전하지만, 2019년 광주 세계선수권대회·2020년 도쿄 올림픽은 미정이다.

박태환은 "제가 수영계에서 물러나도, 후배들이 더 좋은 성적을 낼 거라는 믿음이 생겼다. 감히 제가 평가하긴 그렇지만, 한국 수영 발전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대회 기간 후배들과 많이 이야기하지 못해 아쉽다. 많은 선수가 나이 차이도 크게 나고, 처음 보기도 해서 어색했다. 앞으로 좋은 이야기 많이 해주고 싶다"는 밝혔다.

이번 대회 '여자 박태환'이라는 별명을 얻은 안세현은 "내년 아시안게임 출전하는 모든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화답했다.

"저는 이제 시작하는 선수다. 과분하다"며 별명에 쑥스러워한 안세현은 "박태환 오빠처럼 되는 건 불가능이라 생각했다. 그렇지만 이제 꿈이 커지고 있다. 아시안게임 결과에 따라 목표 설정을 새로 하겠다"고 다짐했다.

4b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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