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양사와 미전실이 한 일"

입력 2017-08-02 17:54  

이재용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양사와 미전실이 한 일"

피고인 신문 과정서 본인 개입 의혹 부인…뇌물공여 논리 반박

김상조 주장한 '4인 회의체'엔 "업무 영역 달라 모일 일 없어"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이보배 기자 =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2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두 회사가 알아서 한 일일 뿐 자신이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양사 합병 의혹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핵심 사안이다. 합병 성사를 위해 부정한 청탁이 있었고 그에 대한 대가성 지원이 뒤따랐다는 게 특검 논리다.

이 부회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신의 재판에서 피고인 신문 도중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에서 하는 사업들은 제가 지식도 없고 업계 경향도 모른다"며 "양사 합병은 사장들하고 미전실에서 알아서 다 한 일"이라고 말했다.

당시 합병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것 아니냐는 특검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이 부회장은 그러면서 "제가 함부로 개입할 것도 아니고, 전문가들이 알아서 해주고 계셨다"며 "당시 기억으로는 엘리엇 사태가 나오기 전까지는 아무 문제 없던 걸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엘리엇이 삼성 합병 건에 반대하고 나서자 최지성 전 실장에게 "합병 건을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한 번 검토해보는 게 좋지 않겠는가 건의는 드린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 배경에 대해선 "처음에 합병하자고 했을 땐 양사 사장들이 건의하고 미전실에서 검토해서 '좋겠지'하고 동의하고 넘어갔다"며 "그런데 엘리엇에 대해 들어보니 '한 번 물면 놓지를 않는다. 악랄한 친구다. 벌처 펀드다'라는 얘기가 있어서 '경영진들이 이런 일에 시간을 빼앗겨도 되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저도 그렇고 직원들이 회사의 장기적인 미래를 위해 경쟁력을 쌓는 데 시간을 써야한다고 생각해서 시간이 아까웠다"며 "전자업이었으면 제가 더 확실하게 얘기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그래도 실장이 (합병을) 추진하는 게 좋겠다고 해서 잘 알지 못하는 일이라 그대로 따랐다"고 설명했다.

합병 추진 과정에서 국민연금공단 홍완선 전 기금운용본부장 등을 면담한 배경에 대해서는 "공단 쪽에서 저를 만나자는 요청이 와서 실장님과 나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검이 "공단 측에서 최고 의사결정권자를 보자고 한다는 보고를 받고 나간건가"라고 묻자 "그건 아니다"라며 "저도 임원의 한 사람으로서 합병 성사를 돕고 싶었고, 공단이 삼성 모든 계열사의 최대 주주이니까 요청을 거절하는 건 경우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검이 "그 자리에서 합병이 경영권과 관계있다는 얘기가 나온 게 아닌가"라고 묻자 "그건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재판 증인으로 나와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으로부터 이 부회장과 최지성 전 미전실장, 장충기 전 차장 등 4인이 모여 주요 현안을 논의한다고 들었다"고 한 증언도 반박했다.

그는 "확실하게 말씀드리면 4명이 만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며 "업무 영역이 달라서 그렇게 모일 일이 없다"고 말했다.

s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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