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외교관, 여성주지사 사투리 조롱했다가 해임

입력 2017-08-03 00:34  

스페인 외교관, 여성주지사 사투리 조롱했다가 해임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미국 워싱턴DC 주재 스페인 대사관의 영사가 자국 여성주지사의 사투리와 옷차림을 조롱했다가 해임됐다.

2일(현지시간) 엘파이스 등 스페인 언론에 따르면, 주미스페인대사관의 엔리케 사르다 발스 영사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달 말 세르반테스 문화원 연례 간부회의에 참석한 수사나 디아즈 안달루시아 주지사의 붉은색 민소매 원피스 차림이 레티시아 왕비의 복장과 비슷한 것을 비난했다.

그는 "그녀(주지사)가 한 일을 보라. 왕비와 동급이 되려고 한 것 아니냐. 관행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다. 안달루시아 사람들이 끔찍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면서 "사임하라"고 요구했다.


해당 발언은 즉각 SNS 공간에서 비판의 대상이 됐다. 여성주지사의 옷차림에 대해 과도한 잣대를 들이댄 것도 논란의 소지가 있었지만, 더 큰 비판은 그가 특정 지역을 비하하고 가짜 방언으로 조롱한 것에 집중됐다.

엘파이스는 "워싱턴 지방의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이 남부나 영국 억양을 가진 정치인을 가짜 사투리 억양으로 조롱한 것과 같은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발스 영사의 발언이 문제가 되자 스페인 외교부는 부적절한 처신을 이유로 그를 해임 처분했다.

발스는 "과도한 처분"이라면서 자신의 글은 소셜네트워크에 올린 농담일 뿐 악의는 없었으며 표현의 자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스페인 고위 공직자 중에 안달루시아 지역의 방언을 비하한 이들은 과거에도 있었다.

아르투르 마스 전 카탈루냐 주지사는 2011년 "(안달루시아 지방의) 세비야, 말라가 등지의 사람들은 스페인어를 하기는 하는데 어떤 말은 전혀 알아들을 수 없다"고 비하했다가 사과한 적이 있다.

스페인 남쪽 끝의 자치지방으로 세비야가 중심도시인 안달루시아는 8세기부터 수백 년간 사라센인들의 지배를 받아 이슬람문화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는 등 스페인에서도 매우 독특한 지역색을 자랑한다.

원치 않게 자신의 사투리가 화제가 된 디아즈 주지사는 "안달루시아인이라는 것과 안달루시아 지역 억양을 쓴다는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yongl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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