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독거노인 29명 대상 '행온' 프로젝트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찰칵' 셔터를 누르자 수십 년 전 6·25 전쟁 피난길에서 가족에게 버려졌던 기억이 아련하게 떠올랐다. '찰칵찰칵' 다른 사진을 찍자 '이산가족 찾기' 때 북녘땅에 남은 사촌 언니를 만난 일이 생각났다.
서울 중구는 독거노인 29명을 대상으로 4월부터 사진을 통한 예술치료 프로젝트 '행온'(行蘊)을 진행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행온은 의식 작용 또는 의지적 충동을 가리키는 불교 용어와 '단단히 붙잡고 있으라'는 영어 'Hang on'에서 따왔다. 독거노인이 사진작가와 함께 매주 1회 다양한 사진 촬영 활동을 하면서 마음을 보듬고 삶의 의지를 회복하는 프로그램이다.
구는 "관내 65세 이상 인구 가운데 독거노인 비율은 20%에 이른다"며 "사진을 매개로 표현과 회상을 이끌어내면 대인관계가 긍정적으로 바뀌고, 우울 증상이 나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참가자들은 사진으로 자신, 주변, 관심사 등을 표현하고, 경기도 양평으로 출사도 다녀왔다. 옛 사진을 보며 아름다운 시절, 행복한 순간, 잊고 싶은 기억도 되새겼다.
프로젝트는 사진예술가 강현아·김현주·이선애 작가 등 3명이 지도한다.
참여 독거노인은 74세부터 92세까지로 모두 6·25 전쟁을 겪은 세대다.
한 참가자는 "나만 외로운 줄 알았는데, '지울 수 없는 삶의 멍울'은 누구나 있더라"며 "서로의 속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과 공감하며 마음의 치유를 얻을 수 있기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올 하반기 자화상과 '남기고 싶은 유산'을 촬영하며 남은 삶을 긍정적으로 성찰하는 시간을 가진다. 또 '인생앨범'을 만들고 11월에는 작은 전시회도 연다.
ts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