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총장에 육사 출신 임명했지만…'非육사 중용' 신호

입력 2017-08-08 11:00   수정 2017-08-08 16:13

육군총장에 육사 출신 임명했지만…'非육사 중용' 신호

군사령관 3명 중 2명이 非육사…후속 인사서 약진 예고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문재인 정부의 첫 군 수뇌부 인사는 여러모로 '파격'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지만, 그동안 '비(非)육사' 출신 총장 임명 여부로 관심이 집중됐던 육군참모총장에는 육군사관학교 출신이 임명됐다.

이는 격식 파괴를 어느 정도는 제한하고 균형과 조직의 안정을 꾀하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인사에서 육군참모총장에는 육사 39기인 김용우(56) 합참 전략기획본부장이 임명됐다. 육군 최고위직인 육군총장은 일본 육사, 군사영어학교 출신들이 맡다가 제19대(1969.9~1972.6) 서종철 대장(육사 1기)부터 육사 출신이 임명됐으며, 직전인 제46대 장준규 총장까지 계속 육사 출신이 맡아 왔다.

육군의 오랜 전통이 이번에도 깨지지 않은 셈이다.

이번 인사를 앞두고 군 안팎에서 하마평이 돌 때 육군총장은 합참의장 못지않게 하이라이트로 꼽혔다. 일각에서는 합참의장에 해·공군 출신을 내정하는 것은 물론 육군총장에도 비육사 출신을 임명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뚜껑을 연 결과 합참의장에는 23년 만에 공군 출신의 정경두(57·공사 30기) 공군총장을 내정했지만, 육군총장에는 육사 출신을 임명하는 쪽을 택했다.

합참의장에서 육군을 배제하고 육군총장에도 비육사 출신을 앉힐 경우 우리 군에서 최대 지분을 가진 육군의 중추 역할을 해온 육사 출신의 박탈감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강력한 국방개혁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 육사 출신의 기득권을 허무는 게 불가피하지만, 지나치게 속도를 낼 경우 군심(軍心)이 흔들릴 수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육군총장을 비롯한 육군 대장급 인사도 구체적으로 따져 보면 파격적 요소가 곳곳에 눈에 띈다.

우선 3명의 군사령관 인사가 주목할 만하다.

이번 인사에서 서부전선과 수도권 방어를 책임지는 3군사령관에는 김운용(56·육사 40기) 2군단장(중장)이 임명됐지만, 동부전선을 담당하는 1군사령관과 후방 지역을 방어하는 2작전사령관에는 각각 비육사 출신인 박종진(60·3사 17기) 3군사령부 부사령관(중장)과 박한기(57·학군 21기) 8군단장(중장)이 임명됐다.

지금까지 군사령관 3명 가운데 비육사 출신은 많아야 1명이었기 때문에 이번에 비육사 출신 2명이 임명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군 안팎의 평가다. 이는 육사 출신의 기득권을 허무는 시도로 볼 수 있다.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끝나고 단행할 중장급 이하 후속 인사에서도 비육사 출신이 약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용우 신임 육군총장이 호남 출신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김 총장은 전남 장성 출신으로, 광주제일고를 나왔다.

호남 출신 육군총장이 드문 것은 아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김요환(61·육사 34기) 전 육군총장도 전북 부안 출신이다.

그러나 이번 육군총장 인사는 호남에 정치적 기반을 둔 문재인 정부가 군에서 호남 출신을 중용할 것이라는 신호일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기수 파괴'도 눈에 띈다. 김용우 육군총장은 육사 39기로, 장준규(60·육사 36기) 총장보다 3기 아래다.

이에 따라 이번 인사로 육사 37∼38기는 한꺼번에 군복을 벗게 됐다.

아직 현역인 육사 37기는 김영식(59) 1사령관, 엄기학(60) 3사령관, 박찬주(59) 2작전사령관 등 3명이다. 육사 38기로는 임호영(58)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김용현(58) 합참 작전본부장, 조현천(58) 국군기무사령관 등이 있다.

이들의 퇴진으로 군 수뇌부 평균 연령도 눈에 띄게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의 동기로, 군 수뇌부 인사 때마다 주목받았던 육사 37기는 모두 물러나게 됐다. 공관병에 대한 '갑질' 의혹으로 형사입건된 박찬주 사령관은 '정책연수' 발령으로 현역 신분을 유지한 채 계속 군 검찰 수사를 받는다.

김용현 본부장의 경우 이번 인사에서 정경두 공군총장과 함께 유력한 합참의장 후보로 거론됐지만, 결국 합참 작전본부장을 끝으로 군 생활을 마감하게 됐다.

ljglor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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