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고서공정에 대응한다…韓고전 총정리하는 '고전총간' 추진

입력 2017-08-13 07:03   수정 2017-08-13 09:11

中고서공정에 대응한다…韓고전 총정리하는 '고전총간' 추진

고서 중 개인 문집 일부만 정리돼…고전번역원 "10년간 2천종 편찬"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중국이 동아시아 전역의 한문 전적 편찬을 목표로 진행하는 이른바 '고서공정'(古書工程)에 맞서 우리나라 고전을 총정리하는 '한국고전총간' 사업이 추진된다.

한국고전번역원은 약 1만 종, 10만 책으로 추산되는 한국의 한문 고서를 교감(여러 판본을 비교해 잘못된 점을 바로잡는 것)과 표점(원문에 마침표나 쉼표를 찍는 것) 작업을 거쳐 온·오프라인 서적으로 간행할 계획이라고 13일 밝혔다.

번역원은 1차적으로 내년부터 10년간 2천 종을 선별해 한국고전총간이라는 명칭으로 펴낼 예정이다.

박재영 한국고전번역원 기획홍보실장은 "대학과 도서관에 흩어져 있는 서지를 먼저 정확하게 조사한 뒤 학술 가치가 있는 책을 골라내고자 한다"며 "교감과 표점을 마치면 고서의 번역 작업도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한문 고서는 보통 '논어'·'맹자' 같은 경학 관련 서적인 경부(經部), '고려사'와 '동국통감' 같은 역사책인 사부(史部), 학술과 사상에 관한 책인 자부(子部), 개인 문집인 집부(集部) 등 네 개 부문으로 나뉜다.

박 실장은 "지금까지 교감과 표점 작업이 끝난 한문 고서는 번역원이 1987년부터 2012년까지 발행한 '한국문집총간' 1천259종에 불과하다"며 "한국문집총간은 모두 집부에 해당하며, 경부·사부·자부는 교감과 표점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조선왕조실록, 일성록, 승정원일기 같은 조선시대 거대 기록 문헌의 교감과 표점이 대부분 완료된 상태라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더딘 속도다.

게다가 중국은 2000년대부터 몇몇 대학을 중심으로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 일본, 베트남의 한문 전적을 편찬하는 '국제유장'(國際儒藏)과 '역외한적연구'(域外漢籍硏究) 사업을 펼치고 있다.

중국 인민대학은 성균관대 대동문화연구원과 협약을 맺어 사서 관련 한국 문헌 48책을 받아 교감과 표점을 한 뒤 간단한 해제를 붙여 출간한 바 있다.

학계에서는 이러한 중국의 움직임을 자국 국경 안에서 벌어진 역사를 중국사로 편입하는 '동북공정'(東北工程)에 빗대어 고서공정이라고 부르고 있다

박 실장은 "경제대국이 된 중국이 문화에서도 팽창주의를 추구하고 있다"며 "한문으로 된 기록물은 모두 중국 문화의 산물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고전총간은 유사 이래 한국인의 한문 저작을 포괄적으로 정리하려는 최초의 시도"라며 "한문 고전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우리 문화의 고유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기 사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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