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전국투어·민생특위 가동…한국당과 차별화 행보
당 분열 우려는 걷혔지만 '자강론 한계'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가 취임한 지 14일로 50일째를 맞았다.
바른정당은 지난 6월 26일 당원 투표와 일반 여론조사를 거쳐 3선의 이혜훈 의원을 대표로 선출했다. 올해 1월 24일 창당한 바른정당의 초대 대표는 정병국 의원(5선)으로, 당시 정 의원은 합의 추대 방식으로 대표직에 올랐었다.
이 대표는 당을 재건하려면 무엇보다 전 국민을 상대로 한 '당 알리기' 작업이 최우선 과제라고 진단했다. 한 자릿수대로 떨어져 요지부동인 당의 지지율을 올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은 '소통'이었다.
이 대표는 취임 직후 곧장 보수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경북(TK) 지역으로 달려갔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대선을 거치면서 자유한국당이 바른정당에 덧씌운 '배신자 낙인'을 지우기 위해서였다.
이는 '바른정당 주인찾기'라는 1박 2일 민생투어로 확대됐고, 이 대표는 창당 정신인 '개혁 보수'에 더해 '따뜻한 보수'를 기치로 내걸고 전국을 누볐다.
대선 이후 암중모색을 거듭하던 유승민 의원도 이 캠페인에 함께하면서 본격적인 정치 활동에 시동을 걸었다.
이 대표는 경선 때 경쟁 후보였던 정운천 최고위원이 낸 아이디어를 적극 수렴, 당내 20개의 민생특위를 꾸리고 현장밀착형 정책 개발에도 앞장섰다.
이와 더불어 주말에는 청년층이 많이 몰리는 전국 곳곳에서 토크쇼 형식의 간담회도 마련해, 젊은층과 밀착하려는 노력도 병행했다.
대학생들이 편을 이뤄 토론을 벌이는 '바른정당 토론배틀(바토배)', 인재영입 프로그램인 헤드헌터단 운영도 같은 맥락의 프로그램이었다.
바른정당 조직국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선 이후 수도권과 젊은층 당원 숫자가 크게 늘고 있다"며 "이 대표 체제에서 젊은 보수를 표방하며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친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자유한국당을 '낡은 보수, 늙은 보수'로 규정하며 차별화 전략에도 안간힘을 썼다.
5.18 광주묘지 참배와 김해 봉하마을 방문 등 연이은 '좌클릭' 행보는 당의 정체성 설정과도 맞닿아 있지만, 한편으론 한국당과의 선 긋기 전략이기도 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 걱정의 시선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애초 이 대표의 취임이 당 분열의 불쏘시개가 될 것이라는 우려는 상당 부분 걷혔지만, 리더십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여전히 만만찮다.
이 대표가 '인재영입 1호'로 데려온 박종진 전 앵커를 송파을 당협위원장으로 임명하면서 불거진 인사 적절성 논란은 이 대표를 둘러싼 당내 불협화음의 한 단면이다.
또한, 이 대표가 철저한 자강론을 고수하는 것과 관련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향후 정계개편의 틈바구니에서 바른정당이 스스로 운신의 폭을 줄이는 것 아니냐는 염려도 나온다.
여소야대 정국에도 야당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인 만큼 내년 지방선거를 고리로 야권 통합이 필수라는 목소리가 당 내부에서도 점증하는 상황이다.
당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혜훈·홍준표 대표가 바른정당·자유한국당 수장으로 있는 한 두 당의 통합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며 "이러다간 내년 지방선거 참패로 이어질 수 있다"고 염려했다.
gorio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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