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사 밖에 파리약 뿌렸을 뿐인데…다시 검사해봐요"(종합)

입력 2017-08-15 16:12   수정 2017-08-15 18:58

"축사 밖에 파리약 뿌렸을 뿐인데…다시 검사해봐요"(종합)

'비펜트린' 성분 검출 경기 광주 산란계 농장, "결과 못 믿겠다" 반발

지난 6월 동물병원서 5ℓ 액상 살충제 사서 물 희석해 사용

(광주=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 "우린 다 노계(늙은 닭)라 약 안 써도 병이 안 와요. 축사 밖에 파리약 뿌렸을 뿐인데…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믿지. 다시 검사해봐요."




15일 경기 광주에서 산란계(알 낳는 닭) 농장을 운영하는 80대 농장주의 아내는 이 농장에서 생산된 계란에서 잔류 농약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는 당국의 발표에 버럭 화를 냈다.

이 농장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전날 친환경 산란계 농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일제 잔류 농약 검사에서 '비펜트린'이라는 농약 성분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고 발표된 곳이다.

비펜트린은 진드기 퇴치용 농약의 일종으로 사용 자체가 금지돼 있진 않으나, 미국환경보호청(EPA)이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는 물질이다.




당국은 즉시 이 농장에서 생산된 계란을 출하금지하고 유통된 계란 수거 조치와 잔류 농약 검사에 들어갔다.

농장주의 아내는 "우린 친환경 인증 농장이라 영양제, 시에서 주는 해열제, 소독약만 쓰지 이런저런 약 절대로 안 썼다"며 "우리가 키우는 노계는 중추(중간 크기 닭)하고 달라, 웬만해서는 병이 잘 안 온다"고 했다.

이어 "2∼3년 전쯤부터 친환경 농장 인증을 받아 계란을 생산했다"며 "약을 안 쓰니까 파리가 와글와글거려 축사 밖에 파리약을 조금 뿌렸다. 검출될 만큼의 양은 아닌데 계란에서 검출됐다니 믿을 수가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농장에서 생산된 계란에서 이번에 검출된 비펜트린 양은 ㎏당 0.0157mg으로, 기준치(㎏당 0.01mg)를 초과했다.






광주시가 이 농장에 약품 처방 등을 컨설팅하는 A 동물병원과 농장주를 조사한 결과, 이 농장은 지난 6월 비펜트린 성분이 함유된 5ℓ들이 액상 살충제 한 병을 A동물병원에서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 관계자는 "물 100∼150ℓ에 이 약품 1ℓ를 희석해 살포하는 살충제인데 설명서에 적힌 효능 및 효과를 보면 파리 및 모기 등의 구제에 효과적이라고 돼 있다"며 "농장주는 물에 희석한 이 살충제를 축사 3개 동 외부에 뿌렸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무항생제 농장은 1년에 한 번씩 잔류 농약 검사를 받는데 농장주가 파리 박멸을 위해 축사 외부에 뿌린 약품이 공기 중에 떠다니다가 축사 출입문 개폐과정과 환기 팬을 통해 사료에 섞여 들어간 게 아닐까 추측하고 있다.






정부는 살충제가 함유된 계란의 섭취 안전성에 대해서는 인체에 해가 될 정도의 함유량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이번에 검출된 비펜트린 양이 분사형 살충제를 뿌렸을 때 흡입량의 1천분의 1도 안 되는 미미한 정도라 크게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잔류 기준 이하일 경우 평생 섭취해도 안전하다는 뜻인데, 잔류 기준을 넘었다고 해서 인체에 곧바로 유해하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해당 농장주는 이번 검사 결과를 수긍하기 어렵다며 수거 조치에 들어간 시중에 유통된 계란과 앞으로 생산될 계란에 대해 당국에 재검사를 요청했다.

산란계 6만 마리를 사육하는 이 농장은 하루 1만7천개의 계란을 생산, 유통센터와 도소매상으로 출하하고 있다.

광주시는 축산당국 지침에 따라 즉시 해당 농장에 대해 계란 출하금지와 함께 보관된 계란과 유통된 계란에 대한 잔류 농약 검사에 들어갔다.

시는 관내 산란계 60만 마리를 사육하는 농장 7곳에 대해서도 계란 출하금지, 농약 성분 전수조사 후 출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gaonnur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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