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당권주자들, 사드 찬반 격돌…정체성·노선 투쟁

입력 2017-08-16 17:00  

국민의당 당권주자들, 사드 찬반 격돌…정체성·노선 투쟁

千·鄭·李 "소통부재" 安에 협공…安 "저도 반성, 제대로 고칠 것"

'중도' 친안계 "민주당과 달라야" vs '개혁' 비안계 "선명한 개혁야당"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설승은 기자 = 국민의당 당권 주자들은 16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해 엇갈린 입장을 드러내며 대립각을 세웠다.

안철수 전 대표, 이언주 의원, 정동영 의원, 천정배 전 대표(기호순) 당권 주자 4명은 이날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원외지역위원장협의체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사드 문제를 포함해 당의 정체성과 노선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 "安, 사드배치 느닷없는 입장변경" 千·鄭·李 협공

안 전 대표가 자유토론 서두에서부터 천 전 대표를 향해 "대선 한 달 전 사드 배치를 철회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나"라고 따져 물으며 먼저 포문을 열었다.

이에 천 전 대표는 "저는 원래 사드에 비판적이다. 북핵 미사일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고,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혈맹과 일어난 일이고, 기정사실이 됐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중국 등을) 설득하는 것이 어떠냐는 생각"이라고 반박했다.

천 전 대표는 그러면서 "대선 때 느닷없이 안 후보가 찬성으로 돌아서 당혹스러웠다"며 "아무리 대선후보라도 혼자 얘기한 것은 문제"라고 역공을 폈다.

이 의원도 "입장이 바뀔 수 있지만, 왜 바뀌었는지 명확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가세했다.

그는 "국민 안전을 우선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이상적으로 보면 문제가 있지만 불가피하게 동의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안 전 대표가 "상황이 심각히 바뀌었는데 예전 입장을 고수할 수 없다"고 항변하려 하자 이 의원이 "서론이 길다"며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안 전 대표는 "미국이 분명한 의사를 드러내며 (사드를) 한미동맹의 상징으로 보고, 또 국방장관이 미국으로 가서 합의하고 그런 과정을 보며 돌이킬 수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정 의원은 "사드는 무기체계도 아니고 한미동맹의 상징도 아니다"고 일축하면서 "철학과 신념으로 해야 하는데, 상황이 바뀌었다고 사드 문제를 오락가락해 대선 득표에서도 손해를 봤다"고 비판했다.







◇ 치열한 노선 경쟁…친안계 '중도파' vs 비안계 '개혁파' 격돌

당 노선을 두고는 중도 성향인 안 전 대표와 이 의원, 개혁파인 천 전 대표와 정 의원 사이에 '친안'(친안철수) 대 '비안'(비안철수)' 구도가 형성되며 열띤 논쟁이 펼쳐졌다.

천 전 대표는 "당의 색깔에 확고한 개혁 정체성이 요구된다"면서 "안 후보가 대선 때 적폐청산을 더 잘할 수 있다고 각인됐다면 이겼을 것이다. 지금 강력한 개혁 노선으로 치열하게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안 후보는 '스티브 잡스나 버니 샌더스가 노선이다', '에마뉘엘 마크롱이다', '안중근처럼 하겠다', 'IMF(국제통화기금)때 김대중이 극중주의 노선이었다'고 하는데 (안 후보는 도대체) 누구의 노선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안 후보는 "정 후보가 인용한 비판은 우리 적들이 했던 비판"이라며 "마크롱은 우리 당이 잘 참고할 좋은 사례다. 김 전 대통령은 중도 정당을 만든다고 했고, 새정치민주연합 강령에도 '합리적 중도개혁' 지향이 명시돼있다"고 받아쳤다.

앞으로 더불어민주당이나 바른정당 중 어느 쪽을 향후 연대의 대상으로 삼을지도 이슈로 떠올랐다.

이 의원은 안 후보에게 "국민의당이 민주당과 다를 게 없다면 (유권자가) 민주당을 찍을 것"이라면서 "민주당과 우리가 어떤 차이가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안 전 대표는 "노선 차이가 가장 크다"면서 "민주당은 진보를 지향하는 정당이라고 주장하는데, 실제로는 중산층과 서민을 위하는지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고 답변했다.

이 의원은 정 의원에게도 "우리가 민주당과 호남에서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데, 전략이 무엇인가. 반문 정서에 기댈 것인가"라고 질문했다.

정 의원이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강령에 큰 차이가 없다. 국민의당은 국민 삶으로 들어가 개혁하는, 선명한 개혁야당의 길을 가야 한다"고 답하자 이 의원은 "민주당과 다를 바가 없다"고 꼬집었다.

안 전 대표가 정 의원의 한 언론 인터뷰를 언급하며 "권력을 나누는 것이 협치라며 민주당과의 연합 정부를 말하지 않았나"라고 지적하자 정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려면 국무총리를 국민의당에 제안했어야 맞는다는 뜻이었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바른정당과 개혁연대를 통해 개헌 정국을 주도하겠다"고 강조했고, 이 의원은 "당 지지율을 20%로 끌어 올려 국민의당발 정계개편을 하겠다. 중도 혁신세력을 중심으로 나머지 정치세력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 "당 소통점수 40점" 安에 집중포화

전임 당 지도부의 '소통 부재' 비판을 고리로 안 전 대표를 향한 협공도 이어졌다.

천 전 대표는 "계파는 민주당의 전유물이고, 이에 불만을 갖고 새 당을 만들었는데 우리 당에서도 사당화를 경계해야 한다"면서 "계파가 친안계 외에 또 있는지 모르겠다. 소통과 협치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정 의원은 "선대위가 있고 본부장 회의도 있는데 총괄하는 분조차 중요한 결정이 어떻게 내려졌는지 몰랐다고 한다"면서 "소수 측근이 밀실에서 좌지우지하는 당이 아니라, 당원이 투명하게 의사결정을 꿰뚫어 보도록 하겠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대선평가백서 인터뷰를 거절했다"라고 지적하자 안 전 대표는 "거절은 아니고, 하겠다고 했는데 (대선평가위원회의) 준비가 덜 돼 있었다. 준비를 해오면 답변하겠다고 했다"고 해명했다.

이 의원은 "입당 전에는 소통이 70점은 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40점 정도"라면서 "저는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와 언니 동생 하는 사이라 굉장히 친하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상대하기가 가장 버겁다. 추 대표와 맞설 사람은 나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여성 대표들 사이에서 괴로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들 세 후보의 잇따른 공격과 지적에 안 전 대표는 "3년 전 전국 선거를 지휘했을 때 깨달았다. 지방선거는 시도당과 중앙당의 소통이 절실하다"며 "저도 반성하고, 제대로 고친다는 각오다. 모든 권한과 재정을 시도당에 주겠다"고 약속했다.

d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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