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 "난 행복한 2등…지금 동료와 우승하고 싶다"

입력 2017-08-17 09:52  

최형우 "난 행복한 2등…지금 동료와 우승하고 싶다"

집중 견제 뚫고 4년 연속 100타점

"작년 니퍼트에게 MVP 밀리고 욕심 버렸다"







(광주=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KIA 타이거즈 4번 타자 최형우(34)는 16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에서 4년 연속 100타점이라는 뜻깊은 이정표를 세웠다.

최형우는 1-1로 맞선 5회 무사 2루에서 1타점 적시타로 시즌 100타점을 채운 뒤 다시 2-2 동점이 된 6회 2사 만루서 결승 2타점 적시타를 때렸다.

타이론 우즈(OB·두산 베어스, 1998∼2001년), 박병호(넥센 히어로즈, 2012∼2015년) 이후 KBO리그에서 3번째로 탄생한 4년 연속 100타점 타자다.

올해 KIA 유니폼을 입고 4번 타자로 이상적인 활약을 펼치는 최형우는 집중 견제를 뚫고 이와 같은 대기록을 달성했다.

최형우는 "100타점을 의식하지는 않았다. 모든 선수가 잘해주니 내 위치에서 내 역할만 잘하자는 생각"이라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즐기려고 노력하는 게 도움이 된다. 덕분에 운도 따랐다"고 기록 달성 소감을 말했다.




◇ 투수들이 피하는 최형우…"감각 유지 어려운 건 사실" = 최형우는 이번 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볼'을 상대한 선수다.

최형우는 올해 스트라이크 1천66개, 볼 834개를 만났다. 볼 개수와 비율(43.9%) 모두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 중 최고 수치다.

리그 평균 볼 비율은 36.5%다. 투수들은 공 3개 중 1개꼴로 볼을 던진 셈이다. 그러나 최형우를 상대로는 평균보다 20%가량 더 자주 볼을 던졌다.

후반기에는 이런 경향이 심화했다. 최형우의 후반기 볼 비율은 45.5%까지 올라갔다. 치열한 순위경쟁이 본격화하며 상대 투수가 까다로운 최형우와 상대하는 대신 다른 타자와 대결을 선택한 것이다.

최형우는 "솔직히 감각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꾸 볼만 상대하다 보니 오르락내리락한다"고 토로했다.

이는 4번 타자의 숙명이나 마찬가지다. 그는 "중심타자라면 받아들여야 할 일이다. 대처하는 요령이 생겼다. 상황에 따라 투수가 다음에 무슨 공을 던질지 생각한다. 여기서 무너지면 좋은 타자로 인정 못 받는다"며 이제는 투수의 집중 견제가 익숙하다고 말한다.

최형우는 이번 시즌 리그 볼넷 1위(77개)를 달리고 있다. 현재 페이스라면 지난해 세운 한 시즌 개인 최다 볼넷(83개)을 무난하게 돌파한다.

대신 삼진은 56개로 데뷔 후 최저 수준이다. 욕심내지 않고 걸어나가는 길을 택했다.

최형우는 "사실 KIA에 와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했다. 결론은 좋은 타자가 많으니, 진루타만 쳐도 좋다는 거다. 삼성에서는 내가 해결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타석에 섰지만, 여기에서는 진루타를 먼저 생각한다"고 말했다.




◇ "난 행복한 2등…KIA에서 계속 함께 우승하고 싶다" = 2010년대 KBO리그 최고의 타자를 꼽으라면 최형우를 빼놓을 수 없다.

최형우는 2010년 이후 타율 3위(0.322), 홈런 2위(192개), 타점 1위(757타점), 볼넷 3위(455개)로 대부분 공격 지표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간다.

삼성의 정규시즌 5연패(2011∼2015년)와 한국시리즈 4연패(2011∼2014년)를 이끈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형우는 유독 상과 인연이 없었다. 리그 최우수선수(MVP)와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 모두 간발의 차로 밀렸다.

그가 받은 상은 2008년 신인상과 4번의 골든글러브가 전부다.

올해 106경기에서 타율 0.367(3위), 24홈런(공동 5위), 102타점(1위), OPS 1위(1.126)를 달리고 있는 최형우는 팀을 우승으로 이끌면 강력한 MVP 후보로 떠오르게 된다.

최형우는 그러나 "작년 니퍼트에게 밀려 MVP 2위를 하고 난 뒤 마음을 비웠다. 예전에는 상을 받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지만, 지금은 2등이 더 행복하다. 정말 아쉬움이 없다"고 말했다.

그가 마음을 비운 건 지금 행복하다는 증거다.

최형우는 "다른 욕심은 없다. 그저 여기, 지금 우리 동료와 함께 계속 야구하며 계속 우승하고 싶은 생각뿐"이라고 힘줘 말했다.

많은 걸 내려놓은 최형우는 역설적으로 가장 많은 걸 쥐고 있는 선수로 자리했다. 그는 KIA에서 또 하나의 왕조 구축을 꿈꾼다.

4b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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