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취임 100일 맞아 '北 레드라인' 언급한 文 대통령

입력 2017-08-17 18:04  

[연합시론] 취임 100일 맞아 '北 레드라인' 언급한 文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회견을 열었다. 문 대통령은 질문자와 질문내용에 대한 사전 조율 없이 1시간 5분간 이뤄진 내외신 회견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 문제를 비롯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개정 협상, 개헌, 부동산 대책 및 증세, 탈원전 정책, 인사정책, 적폐 청산 및 언론개혁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소상하게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내년 지방선거 시기에 개헌하겠다는 약속에는 변함없다"면서 개헌 약속을 재확인했다. 또 8·2 부동산대책 성과를 자신하면서 "더 강력한 대책을 주머니에 많이 넣어두고 있다"며 추가적인 조처를 할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에게 다가가 진심으로 소통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반면 야당은 "알맹이 없는 억지 자화자찬의 쇼(Show)"(한국당), "과(過)는 빼고 공(功)만 늘어놨다"(국민의당), "내용보다는 형식, 소통보다는 연출이 앞선 기자회견"(바른정당) 등 인색하게 평가했다. 하지만 국정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아 각본 없는 회견을 통해 국민이 궁금해하는 현안에 대한 입장을 허심탄회하게 밝힌 점은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고 본다. 전임자인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100일에 기자회견 대신 출입기자단과 오찬만 함께했다.



문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가장 관심을 끈 것은 북핵·미사일 문제의 '레드라인'(금지선) 관련 발언이다. 문 대통령은 "레드라인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완성하고 거기에 핵탄두를 탑재해 무기화하는 것"이라면서 "북한이 레드라인 임계치에 점점 다가가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레드라인을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이는 그만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심각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1950년대부터 핵무기 개발에 나선 북한은 2006년 10월 9일부터 20016년 9월 9일까지 모두 5차례의 핵실험을 통해 사실상 핵을 보유하게 됐다. 또한, 핵투발수단인 탄도미사일 개발에 '올인'해 마침내 미국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ICBM급 미사일 화성-14형을 지날달 4일과 28일 잇따라 시험 발사했다. 북한이 아직 ICBM을 최종적으로 완성하지는 않았고, 핵탄두도 ICBM에 탑재할 만큼 완전히 소형화하지 못했다는 게 우리 군의 판단이다. 하지만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8일 "북한이 ICBM급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 핵탄두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미 정보당국이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한 바 있다. 북한이 ICBM을 최종적으로 완성했는지, 또한 ICBM에 탑재할 수준으로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는지는 불확실하지만, 최소 1∼2년 내 ICBM을 완성해 거기에 핵탄두를 탑재하는 무기화를 할 것으로 군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언급은 어떠한 경우든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는 것만은 막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는 점에서 시의적절하다고 평가한다.



북한이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핵무기를 실전에 배치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시간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회견에서 "북한이 또다시 도발한다면 더 강도 높은 제재에 직면할 것이고 결국 견뎌내지 못할 것"이라면서 "더는 위험한 도박을 하지 말 것을 경고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화의 여건이 갖춰지고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면 특사파견도 고려할 수 있다며 북한의 호응을 촉구했다. ICBM 시험발사에 이어 '괌 포위사격' 위협으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킨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더는 문 대통령의 충고와 경고를 흘려들어선 안 된다. '위험한 도발'을 중단하고 '레드라인'을 넘지 말기를 바란다. 문 대통령의 '레드라인' 언급은 북핵·미사일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 해법을 제시하는 데 있어선 아쉬움도 남겼다고 본다. 김정은은 국제사회, 특히 미국으로부터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 이를 통해 체제를 보장받고 나아가 한반도를 적화통일하기 위해 핵과 미사일 개발에 '모든 것'을 걸고 있다. 이런 김정은이 거의 손에 쥔 핵무기를 쉽게 내려놓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다시 전쟁이 없을 거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고 밝혔지만, 핵과 미사일을 손에 쥔 김정은이 전쟁을 택하지 않으리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전쟁을 막기 위해선 강력한 억지력이 있어야 한다. 억지력의 중요한 축은 한미동맹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한미동맹의 균열이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면서 한미공조를 통해 북한을 대화의 길로 유인할 수 있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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