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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 '숙청광풍' 위해 인터폴에까지 손뻗쳤나

입력 2017-08-21 10:53   수정 2017-08-21 11:01

에르도안 '숙청광풍' 위해 인터폴에까지 손뻗쳤나

비판적 작가 적색수배…메르켈 "오용말라" 경고

법치·민주주의 훼손 이어 국제사회 신뢰성까지 논란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터키 당국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잠재우기 위해 국제기구인 인터폴까지 활용한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현지시간) dpa통신 등은 스페인 당국이 터키 정부 요청으로 체포한 터키계 독일 국적 작가인 도간 아칸리를 석방했다고 보도했다.

1991년 독일로 이주한 아칸리는 1차 세계대전 기간 터키 오스만 제국이 아르메니아인 150만 명을 숨지게 한 학살 사건을 집필해 터키 정부와 불화를 빚은 인물이다.

터키 정부는 지난해 쿠데타 진압 이후 국적을 불문하고 반대 목소리를 내는 인사를 대거 구금해 법치·민주주의를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은 데 이어,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내 정치를 위해 국제기구에도 손을 댔다는 논란마저 불러 일으켰다.




인터폴은 국제범죄를 막고 대처하기 위한 정부 간 조직으로, 정치·군사·인종적 특성을 갖는 활동이나 개입은 철저히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터키 정부가 인터폴에 아칸리 체포를 요청한 것은 이 같은 원칙과 국제사회의 신뢰를 깨뜨린 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어떤 나라든 인터폴에 적색 수배를 요청할 수는 있다면서도, 터키 정부가 스페인 사법당국에 아칸리의 혐의에 대해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시할 경우에만 범죄인 인도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스페인 사법당국은 터키 정부의 주장에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판단, 아칸리를 체포한 다음 날 마드리드에 머무는 조건으로 그를 풀어줬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아칸리 석방 결정을 환영하면서 "이번 사건처럼 인터폴과 같은 국제기구를 오용해서는 절대 안 된다"라고 말했다.

앞서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외무장관도 "터키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 반대 목소리를 내는 사람을 감옥에 집어넣기 위해 유럽 전역에 손을 뻗는 것은 끔찍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스페인 사법 체계에 전적인 믿음을 갖고 있으며, 스페인 정부의 우리 친구들, 파트너들이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잘 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터키는 지난해 쿠데타 시도를 진압한 이후 반정부 성향의 언론인을 무더기로 구속했으며,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외국 언론인 구금·추방도 서슴지 않는다.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터키에는 지난 5월 기준 언론인 120여 명이 투옥돼 있다.

터키계 독일 언론인 등 독일 국적자 9명도 구금돼 있으며, 독일 정부는 이들을 풀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독일과 터키 양국 관계는 지난해 독일 정부가 독일 내에서 터키 정치인들의 터키 헌법 개정 찬성 집회를 금지하면서 극도로 악화했다.

gogog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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