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는 달랐다…테러 후에도 무슬림혐오에 강력저항

입력 2017-08-21 16:21  

바르셀로나는 달랐다…테러 후에도 무슬림혐오에 강력저항

카탈루냐 주지사 "모로코 출신, 우리 사회 중요 역할"

무슬림들, 테러반대 집회…"서로 아는 이웃·형제·가족처럼 지내"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지난주 테러가 발생한 스페인 바르셀로나가 파리, 브뤼셀, 베를린, 런던 등 지난 2년간 이슬람 극단세력의 공격을 받은 유럽 도시와 다른 모습을 보인다고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테러가 나고 이틀만인 지난 19일 현지에 거주하는 무슬림 수천 명은 람블라 거리에 모여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나는 무슬림이다! 나는 테러리스트가 아니다!"라고 외쳤다.

주변에서 이를 지켜본 사람들은 박수를 치고 눈물을 흘렸다. 시위대에 가까이 다가가 안아주는 사람도 있었다.

보통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테러 공격 직후, 그 지역에서는 반(反)이민, 특히 이슬라모포비아(이슬람혐오증)가 창궐하고 극우 정당의 정치 캠페인이 이어졌지만, 바르셀로나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테러 발생 직후 극우 팔랑헤당 운동 지지자를 중심으로 한 소수가 "유럽의 이슬람화에 반대한다"며 시위를 벌이기는 했지만, 널리 퍼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이들에 맞대응하는 시위가 열렸고, 극우 시위대는 해산하고 말았다.

테러 용의자들과 같은 모로코 출신으로 3년 전 이곳에 온 차이마 잘릴리(23)는 "단 한 번도 이슬람혐오증을 느껴본 적이 없다"며 "프랑스와 독일에도 가봤지만, 이곳이 가정 안전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에 26년째 사는 방글라데시 출신 바한기르 알람 알리 세검(52)도 이슬라모포비아를 경험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웃들은 모두 나를 알고 나도 그들을 안다. 우리는 형제처럼, 가족처럼 지낸다"고 말했다.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주지사는 "모코로 출신 사람들은 카탈루냐에 통합돼 살아간다"며 "그들은 우리 지역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카탈루냐의 시골 지역에 있는 이들을 포함한 일부는 이와는 다른 의견도 제시한다.

카탈루냐 시골 지역에는 스페인 무슬림 인구의 약 25%가 거주하는 최다 무슬림 거주 지역이며 스페인 내의 이슬람 과격분자들이 활동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스페인 싱크탱크 레알 엘카노에 따르면 2013∼2016년 급진화 경향을 보여 수감된 이들 중 약 4분의 1이 카탈루냐 주도인 바르셀로나와 그 일대에서 체포됐다.

엘카노의 수석 테러리즘 분석가 카롤라 가르시아 칼보는 "바르셀로나는 오랜 기간 이민자 수용의 중심지였으며, 취약한 이민 2세 청소년들이 대거 밀집한 집단에서 성장할 수 있던 스페인의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gogog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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