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 농장서 플루페녹수론 검출…"유기농으로 키우는데 이해할 수 없어"
(청양=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 "닭장 주변에는 제초제도 뿌린 적이 없는데 당황스럽네요."
21일 달걀에서 플루페녹수론이 검출된 충남 청양의 농장 주인 A씨는 "제가 유기농으로, 친환경적으로 닭을 키운다고 자부하는데 이런 결과가 나오니 이해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농장에서는 지난 5월 유정란에서 부화한 산란계 병아리 250마리를 키우고 있다.
아직 어미 닭들이 아니다 보니 하루 생산되는 달걀도 20∼30개에 불과하다.
A씨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제가 먹고 제 자식에게 먹일 것인데 어떻게 약을 쓸 수 있냐"라며 "나름 동물복지를 생각해 닭을 방사해 키우고, 사료와 풀만 먹였는데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3천 마리 이하 사육 농장에서만 살충제 검사를 한다기에 이번 기회에 우리 농장 달걀도 검사해달라고 자발적으로 요청했었다"며 "내다 팔 정도는 안 되고 가족, 친지들과 나눠 먹으려고 병아리 사육 규모를 늘렸는데 이런 일이 생겼다"며 황당해 했다.
A씨는 마을 주민들이 농장 주변에서 논농사를 지을 때 뿌린 살충제가 바람을 타고 농장으로 날아왔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는 "농장 주변에 논이 있는데 우리 땅도 아닌 상황에서 주민들에게 농약을 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바람에 날아온 살충제 성분이 닭 먹이로 주는 풀에 묻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했다.
이어 "닭 모이만 잘 먹이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오니 닭을 없앨 수도 없고 머리가 아프다"고 말했다.
이 농장에서 생산된 달걀은 최근 1차 검사에서 적합판정을 받았으나 지난 20일 진행된 검사에서는 플루페녹수론 0.0078mg/kg이 검출됐다.
주로 채소와 과일 등에서 진드기와 곤충 방제용으로 쓰이는 플루페녹수론은 기준치 이하의 잔류도 허용되지 않는 살충제로, 축산업에서는 사용이 금지된 농약이다.
충남도는 농가에서 보관하던 달걀을 모두 폐기 처분하기로 했다.
kjun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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