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앞둔 런던 '빅벤' 마지막 종소리…논쟁은 계속

입력 2017-08-21 22:05  

보수 앞둔 런던 '빅벤' 마지막 종소리…논쟁은 계속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영국 런던의 명물 빅벤(Big Ben)이 보수 공사를 앞두고 21일(현지시간) 정오에 마지막 종소리를 울렸다.

빅벤은 의회 건물인 웨스트민스터 궁의 시계탑(정식 명칭은 엘리자베스 타워)에 있는 13.7t짜리 종(Great bell)은 물론 시계와 시계탑 자체를 일컫기도 한다.

1859년 건축된 빅벤은 노후화에 따른 문제들이 드러남에 따라 2천900만파운드(약 478억원) 비용을 들여 대대적인 수리를 한다.

시계탑 내부 비상용 리프트 설치와 시곗바늘·시계추·시계 기계 보수 등을 포함한 작업으로 2021년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일부 의원들은 최종 비용이 6천만파운드로 불어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2021년까지 빅벤의 종소리를 울리지 않기로 했다는 의회 결정에 영국의 상징이 너무 오랜 기간 침묵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의회에서 빅벤 보수를 결정했을 뿐 보수 기간 내내 종을 울리지 않기로 한 결정은 없었다며 절차상 문제도 거론했다.

영국-유럽연합(EU)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대표인 데이비드 데이비스 브렉시트부 장관은 LBC 라디오 프로그램과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우리가 유럽에서 해방되는 데 11개월 걸렸다. 빅벤을 수리하는 데 4년이 걸린다고요?"라고 묻자 "미친 짓"이라고 일갈하고 "계속 울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테리사 메이 총리도 "옳지 않다"면서 당장 재고돼야 한다고 개입했다.

이에 웨스트민스터궁 유지를 관할하는 하원위원회는 종소리를 중단하지 않으면 보수공사를 하는 작업자들이 청력을 잃을 "심각한 위험에" 놓일 수 있다고 해명했다.

시계탑에 설치될 높은 비계에서 일하는 작업자들이 118db 수준의 종소리에 놀랄 수도 있다는 점도 들었다.




이날 정오 웨스트민스터 궁 뜰에는 빅벤의 마지막 종소리를 들으려고 의원들과 의회 직원 수백명이 자리했다. 의회 밖에도 많은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찾았다.

종소리에 눈물을 흘리기도 한 노동당 스티븐 파운드 하원의원은 텔레그래프에 "빅벤은 안정과 지속성을 상징하는데, (종이 울리지 않는다니) 끔찍한 세상"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보수 일간 텔레그래프는 빅벤 종소리 중단 결정을 "큰 실수를 저지른 것 같다"며 비판적 논조를 취했다.

빅벤의 종소리가 멈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859년 이래 수차례 멈춘 적이 있는데 가깝게는 2007년에 유지작업을 위해 잠시 중단된 바 있고 1983년부터 2년간 보수로 중단되기도 했다.

종소리 중단에 대한 일부 의원들의 심각한 반응에 노동당 제러미 코빈 대표는 "국가적 재난이나 재앙이 아니다"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진보 일간 가디언 칼럼니스트 앤 퍼킨스는 "빅벤 논쟁은 종 문제가 아니라 영국의 불안정 문제"라며 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과 연관 지어 해석했다.

결국 이런 논쟁 속에서 하원위원회는 4년간 빅벤을 울리지 않기로 한 결정을 재고키로 했다고 물러섰다.






jungw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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