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中원자바오 방북후 제재에 구멍…북중교역 급증계기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가 오히려 중국 기업들에 북한과의 거래 기회를 제공했다고 미국의 국제관계 전문가인 존 박(45)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선임연구원이 주장했다.
이와 같은 북중 거래가 북한 김정은 정권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발전에 도움을 줬다는 게 그의 해석이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홍콩을 방문한 박 연구원은 외신기자클럽 강연에서 이런 요지로 강연했다.
우선 그는 북-미 사이의 긴장 상황과 관련해 "북한이 미국에 제기한 위협은 테러리즘의 위협보다 그 수준이 높다"며 "관건은 북한이 어떻게 빠른 속도로 핵 프로그램 개발에 성공했느냐"라고 반문했다.
이러한 의문은 2012년 4월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발사 시험 당시 위성 발사를 위한 평화적 용도라는 북한 측 '포장'과 달리 한국의 해군 함선이 인양한 발사체 일부에서 미국·유럽·일본제 전기회로망과 전자부품이 발견된 사실에서 출발한다.
박 연구원은 발견된 부품이 모두 "제재 대상에 포함된 금지 품목"이라고 지적하면서 이를 "제재의 수수께끼"라고 규정했다.
그는 "제재의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북한을 조달 분야에서 더욱 혁신적인 나라로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북한이 위성발사용 로켓이라는 핑계를 대며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하는 과정에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북중 간의 교류가 통제되지 않았던 덕분에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위한 부품 조달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중국 기업들은 조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제재를 항생제에 비유하면, 북한은 슈퍼버그(항생제로 쉽게 제거되지 않는 박테리아)의 특성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이어 "북중 교역이 2000년대 말 이후 극적으로 증가했는데 이는 자연스러운 무역이 아니고 정치적 의도에 의해 추동됐다"며 "중국 무역당국이 출간한 통계상의 수치보다 실제 무역 수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북중 간 교역 증가의 계기는 2009년 원자바오(溫家寶) 당시 중국 총리의 평양 방문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박 연구원은 분석했다.
그는 "당시 북중 간에 경제개발, 관광, 교육 등 3대 협정이 맺어졌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당시 협정은 선전 이상의 의미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유엔 회원국이 북한에서 경제개발과 인도주의 활동에 관여하는 것은 금지되지 않는다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를 계기로 북중 무역이 급증하면서 안보리의 제재에도 구멍이 생겼다"며 "중국의 기업들에 북한과의 거래는 중국법에 따라 합법적이라는 신호를 준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안보리의 대북제재는 중국의 기업들에는 '고위험 고수익'의 기회가 됐으며 북한 역시 그런 거래를 통해 필요한 걸 얻었다고 박 연구원은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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