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공동연구진, 잡아당기면 전기 생산하는 '실' 개발

입력 2017-08-25 03:00  

한미 공동연구진, 잡아당기면 전기 생산하는 '실' 개발

김선정 한양대 교수 "휴대전화·드론 전원 공급에 이용"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한국과 미국 공동연구진이 잡아당기거나 꼬아주면 전기를 생산하는 실을 개발했다.

김선정 한양대 전기생체공학부 교수팀은 미국 텍사스대와 공동으로 '트위스트론(twistron)'이라는 실을 제작하고, 이 실의 전기 에너지 생산 능력을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이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실렸다.

트위스트론 실은 신소재인 탄소나노튜브(CNT)를 꼬아 만든다. '트위스트론'이라는 이름도 '트위스트'(twist·꼬다)에 접미사 '-트론'(-tron·기구)을 더한 용어로, 꽈배기처럼 꼬인 실의 형태를 묘사한 것이다.

실의 지름은 60∼70㎛(마이크로미터·1㎛=100만 분의 1m)로 사람 머리카락 굵기(약 100㎛)보다 가늘다. 꼬임 구조로 인해 탄성이 생겨, 원래 길이의 1.3배 정도로 늘어난다.




트위스트론 실로 전기 에너지를 생산하는 방법은 단순하다.

실을 전해질 속에 두고 잡아당기거나 꼬아주기만 하면 된다. 실의 부피와 함께 전하 저장용량이 줄어드는데, 이때 실이 전하를 밖으로 내놓는 과정에서 전류가 생긴다.

트위스트론 실 19.2mg에서 나오는 전기 에너지로는 2.3V짜리 LED(발광다이오드) 전구 1개의 불을 밝힐 수 있다. 연구진은 이 실 1kg을 초당 30회의 속도로 잡아당겼다 펴면 250W(와트)의 전력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진은 실이 스스로 수축·이완하며 전기를 생산하도록 만드는 방법도 여러 실험을 통해 제안했다.

한 가지는 '파도'의 힘을 이용하는 것이다. 연구진이 풍선에 이 실을 매달아 경포대 해변에 두자, 풍선의 움직임이 파도에 따라 달라질 때마다 실이 수축·이완 운동을 하며 전기 에너지를 만들어냈다.




온도 변화에 의해 움직이는 나일론 인공 근육에 실을 연결한 방식도 있다. 인공 근육이 움직이면 실도 따라 움직이게 돼 전기 에너지가 생겼다.

마지막으로 티셔츠의 가슴을 이 실로 꿰매뒀는데, 사람이 호흡할 때마다 실이 신축운동을 하며 전기 신호를 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트위스트론 실이 열이나 다른 물체의 운동에너지 등을 수확해,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는 '에너지 하베스터'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실의 지름을 넓히거나 여러 개 연결하는 등의 방식으로 전기 에너지 생산량을 증가시킬 수도 있다고 전했다.

김선정 교수는 "기존 배터리와 달리 이 실은 무제한의 전기 에너지를 반영구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라며 "해양에서 전기를 대량으로 생산하거나, 휴대전화 및 드론에 전원을 연속적으로 공급하는 등 다양하게 응용되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연구지원사업(개인연구)의 지원으로 수행했다.




s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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