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美의 비난에도 '테러범 비호' 고수하나

입력 2017-08-25 11:02  

파키스탄, 美의 비난에도 '테러범 비호' 고수하나

WSJ "인도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전략 변화 쉽지 않을 듯"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새로운 아프가니스탄 전략과 함께 파키스탄의 책임론을 강도 높게 거론하고 나섬으로써 파키스탄의 대아프간 전략이 바뀔지 주목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아프간 전략 연설에서 파키스탄이 아프간 탈레반 등 테러범을 계속 은닉하고 있다면서 이들을 계속 은닉할 경우 "많은 것을 잃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동안 파키스탄이 인접 아프간 정책을 둘러싸고 구사해온 이중정책을 더는 묵과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파키스탄의 '양다리 정책'이 한계점에 다다랐음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파키스탄은 그동안 군부, 특히 정보기구를 중심으로 겉으로는 미국 등 서방의 탈레반 소탕작전에 협력하는듯하면서 내부적으로는 이들을 비호하는 이중정책을 펴왔다.






아프간 내 주요 탈레반 조직인 '하카니'가 파키스탄 군부 장성들의 비호를 받아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미정부는 파키스탄의 이러한 의중을 간파하고 지속해서 파키스탄 정부를 상태로 회유, 압박 작전을 펴왔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결국, 파키스탄의 이러한 이중정책을 분쇄하지 않고는 아프간 내전 해결이 요원하다고 판단하고 파키스탄에 통첩성 경고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의 공개적 경고에도 불구하고 파키스탄 정부가 종전의 정책을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 분석기사에서 숙적인 인도에 대한 불안감이 근래 오히려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파키스탄이 이와 연계된 아프간 전략을 당장 바꾸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파키스탄이 아프간에 대해 이중정책을 취해오고 있는 것은 인도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파키스탄은 으레 국경을 맞댄 인접국들이 그렇듯 인접 아프간과도 사이가 좋지 않다. 양국 간 국경 문제도 미정으로 남아있다. 아프간은 파키스탄과의 국경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런 아프간이 만약 내전이 종식돼 안정을 회복하고 통치권을 행사하는 중앙정부가 들어설 경우 파키스탄으로서는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파키스탄에 적대적인 아프간이 인도와 협력관계를 맺을 경우 파키스탄은 양측에서 적대적 세력을 대면하는 상황을 맞게 된다. 인도와의 대결에 치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뒷문이 열릴 위험성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파키스탄은 최근 실제로 인도가 아프간 세력을 이용해 자국 발루치스탄주의 분리주의 움직임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아프간에서 인도의 역할 확대를 주문하고 나섬으로써 파키스탄의 피해망상증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탈레반 소탕작전에서 파키스탄의 협력을 끌어내기 위해 가급적 아프간에 대한 인도 역할 자제를 모색해왔으나 이러한 정책이 실패하면서 파키스탄에 대한 강공책으로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허드슨 연구소의 남아시아 지역담당자인 후세인 하카니 전 주미 파키스탄 대사는 WSJ에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만약 그들이 종전 정책을 바꾸지 않을 경우 미-인도 동맹이라는 악몽이 현실화할 수 있음을 일깨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파키스탄을 압박하기 위해 파키스탄의 최대 민감 부분인 인도 카드를 꺼내 든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에 파키스탄 측은 일단 자신들도 피해자라며 반발하고 있으나 향후 아프간 전략을 놓고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의 압력이 먼저 군사지원 축소로 나타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파키스탄 군부는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와의 국경 대치 등 현재 파키스탄이 당면한 안보 상황 역시 매우 불안한 만큼 군부로서도 향후 정책 선택을 놓고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으로 WSJ은 전망했다.

아프간 미군이 탈레반을 추적해 파키스탄 국경을 넘거나 파키스탄 영내 탈레반 근거지에 대한 드론 공격을 강화할 경우 큰 문제로 비화할 수도 있다.

더구나 파키스탄은 지난달 나와즈 샤리프 총리가 부패 스캔들로 사임하면서 내부 권력 투쟁이 진행 중이다. 샤리프 전 총리의 최대 정적인 크리켓 스타 출신의 임란 칸의 존재도 변수이다. 그는 미국의 영향력을 거부하는 반미 노선을 견지해왔다.

아울러 파키스탄이 근래 미국의 주요 경쟁국들과 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점도 대아프간 전략 수정 여부의 관건이다.

파키스탄은 인도의 라이벌인 중국과 전통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맺어 오고 있으며 이란과 우호 관계를 맺고 있다. 또 최근에는 러시아와의 관계도 대폭 개선됐다. 파키스탄으로서는 만약 미국이 등을 돌리면 중국과 러시아라는 대안을 가진 만큼 미국의 압력에 쉽사리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아울러 미군의 아프간 주둔은 대테러 소탕보다 지역 세력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현지의 인식이 강한 만큼 여론전에서도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yj378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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