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만 최강 허리케인 '하비' 美텍사스 강타…주민 수천명 대피(종합)

입력 2017-08-26 09:22   수정 2017-08-26 09:38

12년만 최강 허리케인 '하비' 美텍사스 강타…주민 수천명 대피(종합)

카테고리 4등급으로 발달…최고풍속 시속 210㎞, 카트리나보다 강력

인구밀집 휴스턴·샌안토니오 영향권…트럼프 '재난대처 시험대'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본토에 상륙하는 허리케인 중 12년 만에 가장 강력한 위력을 지닌 허리케인 '하비'(Harvey)가 25일 밤(현지시간) 미 텍사스 주(州) 남부 연안도시 코퍼스 크리스티에 상륙할 예정이어서 많은 인명·재산 피해가 우려된다.



미 언론에서는 20년 만에 최악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미 국토안보부와 연방재난관리청(FEMA), 텍사스 주 정부는 가용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 비상대응체제를 가동했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 지사는 미국 4대 도시 휴스턴이 있는 해리스 카운티를 비롯해 주내 30개 카운티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인근 루이지애나 주에도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 2005년 '윌마' 이후 가장 강력한 허리케인

미 국립기상청(NWS)과 국립허리케인센터에 따르면 멕시코만 해상에서 텍사스 연안을 향해 북상 중인 허리케인 '하비'는 최고풍속이 시속 130마일(210㎞)에 달하는 '카테고리 4' 등급으로 발달했다.

'하비'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카테고리 3등급이었으나 텍사스 연안으로 올라오면서 더욱 강력해졌다.

'하비'는 미 중부 표준시로 25일 오후 6시 현재 텍사스 연안 남동쪽 70㎞ 해상에 위치해 있으며, 현재 풍속은 시속 110마일(177㎞)이다.

허리케인은 카테고리 숫자가 높을수록 강력하며 카테고리 5가 최고 등급이다.

국립허리케인센터는 '하비'가 2005년 10월 허리케인 '윌마' 이후 12년 만에 미 본토에 곧장 상륙하는 카테고리 3이상 등급의 허리케인이라고 밝혔다.

2005년 8월 1천200명의 사망자와 수십만 명의 이재민을 낸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풍속 위력 면에서 이번보다 약한 카테고리 3등급이었다.

텍사스에는 2008년 카테고리 2등급인 허리케인 '이케' 이후 9년 만에 메이저 허리케인이 상륙하게 된다.

'하비'는 강풍 외에도 최고 35인치(970㎜)의 비를 쏟아지게 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해안 지역에는 높이 12피트(3.7m)의 해일이 일 것으로 예보됐다.

국립기상청은 "이제 강풍을 피해 몸을 숨겨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제대로 된 피신처를 찾지 못하면 인명 피해와 심각한 부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립허리케인센터는 "생명을 위협하는 홍수와 해일이 연안 지역에서 일어날 수 있으니 대비해야 한다"고 알렸다.

인접한 루이지애나 주에도 홍수 경보가 내려졌다. 텍사스에는 이미 홍수와 허리케인 경보가 발령된 상태다.

특히 이번 허리케인이 인구밀집 지역인 휴스턴, 샌안토니오 등 대도시에 직접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많은 이재민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 주민 자발적 대피·휴교…원유정제시설 가동 중단

허리케인 '하비'가 상륙할 코퍼스 크리스티부터 인근 갤버스턴까지 텍사스 남부 연안 도시 인구는 580만 명에 달한다.

미 연방재난관리청은 해안 지역 저지대에 사는 주민에게는 홍수와 해일 피해를 우려해 고지대로 대피할 것을 권고했다.

텍사스 주 정부는 정확한 대피 인원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지만, 현재 수천 명의 주민이 자발적으로 대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ABC 등 미 방송들이 전했다.

일부 도시에서는 생수와 필수 식량 등의 사재기 현상도 나타났다.




코퍼스 크리스티의 존 매컴 시장은 "허리케인이 상륙하게 되면 일부 지역에 전기와 식수 공급이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주민들이 이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면서 "게임은 시작됐다. 지역사회가 단결하고 있기에 이 난관을 헤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코퍼스 크리스티 공항은 완전히 폐쇄되지는 않았지만 비행기 이착륙이 전면 금지된 상태다.

갤버스턴과 프리포트, 코퍼스 크리스티 항만도 폐쇄됐다.

텍사스 연안은 물론 휴스턴에서도 막 새 학기에 들어간 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져 학생들이 집으로 돌아갔다.

텍사스 남부 연안 원유 정제시설도 비상체제다.

재난당국은 텍사스에 밀집한 정제시설 중 85%가 피해를 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텍사스 남부 지역은 매일 170만 배럴의 원유를 정제한다.

엑손모빌이 운영하는 후버오일가스 공장은 감산 체제에 들어간 데 이어 필수 인력만 남기고 작업장 인력을 철수시켰다.

석유 메이저기업 셸도 텍사스 정제공장에 있는 근로자 200명을 귀가 조처했다.






◇ 트럼프 행정부 재난대처 '첫 시험대'

미 언론은 허리케인 '하비' 상륙이 임박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의 재난대처 능력이 첫 시험대에 올랐다고 연이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토안보부 등에 허리케인 방재를 위한 긴급 지시를 내리는 한편 애벗 지사 등에게 전화를 걸어 연방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초에 텍사스 지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텍사스 주내 방위군 병력 700여 명이 방재 작업을 위해 배치됐으며, 인명 구조용으로 블랙호크·라코타 헬기가 출동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 또 미 전역의 적십자 구호 인력이 속속 텍사스로 집결하고 있다.


◇ 허리케인 오는데 '미-멕시코 국경통제' 놓고 논란

미 국경순찰당국은 허리케인 '하비'가 근접해 있지만 멕시코와 접경한 리오그란데 강 주변 국경통제를 해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국경순찰대는 "우리 요원에게 직접적인 위협이 없다면 국경 검문소를 폐쇄하지 않을 것"이라며 "법집행기관의 의무를 저버릴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등 민권단체에서는 "허리케인을 피해 국경 이쪽저쪽으로 피신하는 불법체류자들이 체포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재난 상황에서는 사람의 안전을 우선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oakchu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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