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짤 수는 없다'…프랑스판 자린고비 영화 '페니 핀처'

입력 2017-08-29 11:40   수정 2017-08-29 16:52

'이보다 더 짤 수는 없다'…프랑스판 자린고비 영화 '페니 핀처'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이 남자의 삶을 보자. 슈퍼마켓 계산대 앞에서 할인쿠폰 수십 장을 꺼내고, 버리기가 아까워 유통기한이 훌쩍 지난 음식으로 매 끼니를 때운다. 그러다 보니 늘 복통을 달고 다닌다. 전등을 켜는 일이 없어 집은 항상 어두컴컴하다. 저녁은 창문 밖 가로등 불빛에 의지해 먹는다. 도통 사람들과 나누질 않으니 그 주변에는 가족도, 친구도 없다.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통장에 돈을 넣어주는 은행원뿐이다.

오는 30일 개봉하는 '페니 핀처'(penny-pincher·구두쇠)는 자린고비도 울고 갈 정도로 '짠내'나는 한 프랑스 남자 프랑수아(대니 분)의 이야기를 그린 코믹영화다. 그런 프랑수아에게 어느 날 첫눈에 반한 여자가 생기고, 생면부지의 딸이 찾아오면서 외톨이인 그의 삶에도 조금씩 변화가 생긴다.






영화는 중반부까지 그가 얼마나 '모태 짠돌이'인지 보여주는데 할애한다. 제대로 된 데이트 한번 못해본 그는 여자 손에 이끌려 어쩔 수 없이 고급식당에 갔다가 계산서를 받은 뒤 식은땀을 흘린다. 그가 그 '난관'을 헤쳐나가는 방법이 기상천외하다.

우여곡절 끝에 한집에 살게 된 딸에게도 시세대로 방세를 받는가 하면, 딸이 볼 수 있게 '불 켜지 말 것', '냉장고 문 닫기' 등 갖은 절약 요령을 빨간 포스트잇에 적어 온 집에 덕지덕지 붙여놓는다.

오케스트라의 바이올린 연주자인 프랑수아는 공연을 앞두고 자신의 집에 이웃집 아이들이 몰려왔다는 말에 기겁을 한다. 결국 비발디의 '사계'를 12분 만에 쾌속으로 연주하고 집으로 달려간다.






그런 그의 삶에도 조금씩 '긍정적인' 균열이 생긴다. 딸 로라는 프랑수아가 멕시코에 있는 고아들을 몰래 후원하기 위해 절약하는 것으로 오해한다. 그래서 아버지의 숨은 선행을 이웃들에게 알린다. 이웃들은 프랑수아를 다시 보게 되고, 그의 집에는 이웃이 보낸 지원물품이 쌓여간다.

결국 프랑수아는 얼떨결에 한 자선단체 행사에서 거액의 후원금을 내기에 이른다.

프랑수아와 딸의 특별한 부녀관계가 드러나는 후반부 전개는 다소 상투적이며, 반전 역시 예상할 수 있지만 사람들과 관계 속에 성장해가고 나누는 법을 알게 되는 프랑수아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영화는 충분히 감동적이다.

프랑스 국민 배우이자 감독 겸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는 대니 분이 주연을 맡았고, 2008년 범죄 스릴러 '애니씽 포 허'로 감독으로 데뷔한 프레드 카바예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fusionj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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