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대책 한달] ②인기지역 청약수요 여전…지방 '풍선효과'도

입력 2017-08-30 09:30   수정 2017-08-30 09:33

[8·2대책 한달] ②인기지역 청약수요 여전…지방 '풍선효과'도

정부 전방위 규제에 청약 미달 단지 늘어…양극화 가속화될 듯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8·2 부동산 대책 여파로 주택 매매시장이 움츠러든 가운데서도 청약 시장은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여전했다.

청약 1순위 요건과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투기과열지구 내 청약 경쟁률이 다소 낮아지고 청약 미달 단지도 늘어났지만 서울 등 인기 단지에는 여전히 수요자들이 몰렸다.

수도권과 부산 등 지방의 대출 제한이 없는 비투기과열지구에는 높은 경쟁률로 청약이 마감되는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그러나 8·2 대책 이후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 내 중도금 대출 규제가 기존 계약자들에게 소급적용 되면서 중도금 대출을 받지 못해 계약을 포기하는 등 혼란도 일었다.




◇ 마포 청약 경쟁률은 여전히 30 대 1…부산은 200 대 1

6·19 부동산 대책과 8·2 대책 등 청약 가수요를 막으려는 정부의 전방위 규제로 이달 분양한 아파트 가운데 청약 미달 단지는 전월보다 다소 증가했다.

30일 금융결제원과 부동산114에 따르면 8·2 대책 이후 지난주까지 분양된 전국의 아파트 23개 단지 가운데 30%인 7개 단지가 2순위에서 최종 미달됐다.

지난 7월에 43개 단지가 분양돼 약 21%인 9개 단지가 청약자를 채우지 못한 것에 비하면 청약 미달 단지 비율이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인기지역 아파트에는 여전히 청약자들이 몰렸다. SK건설이 지난 17일 분양한 서울 마포구 공덕동 '공덕 SK리더스뷰'는 195가구(특별공급 제외) 분양에 1순위에서 평균 34.6대 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이 마감됐다.

마포구가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역으로 중복 지정돼 강화된 대출 규제 등을 적용받게 됐지만 인기지역이면서 공급 가구 수도 많지 않아 높은 청약률을 보인 것이다.

부산, 대전 등 지방 인기지역에선 풍선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대우건설이 지난 3일 분양한 부산 서구 서대신동 2가 '대신2차 푸르지오' 아파트는 313가구 일반분양에 부산지역 1순위에서만 7만9천758명이 접수해 254.82대 1의 높은 경쟁률로 마감됐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부산은 집값이 많이 올랐지만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에서 제외됐고, 부산 서구는 청약조정지역에서도 빠져 전매·대출 규제가 없다"며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도 대거 청약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포스코건설이 같은 날 1순위 청약을 받은 대전 유성구 반석 더샵 아파트는 총 481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2만7천764명이 신청해 평균 57.7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2010년 이후 대전에서 분양한 아파트 가운데 가장 많은 청약자가 몰린 것이다.






◇ 기존 계약자까지 대출 소급적용 '혼란'

8·2 대책으로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에 대한 강화된 중도금 대출 요건이 기존 계약자들에게 소급적용되면서 곳곳에서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정부는 8·2 부동산 대책을 통해 서울과 과천, 세종 등 투기과열지구에 대해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을 각각 40%로 낮추고 서울 강남 4구 등 투기지역 내에서는 LTV·DTI를 30%로 제한했다.

특히 투기지역 내 주택담보대출을 1가구당 1건으로 제한하면서 기존 계약자라도 다른 곳에 대출이 있는 경우 투기지역 아파트의 중도금 대출을 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8·2 대책 전 은행과 중도금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고덕 센트럴 푸르지오, 고덕 센트럴 아이파크, 고덕 베네루체, 용산 효성 해링턴, 인덕 아이파크, 신정 아이파크 위브, 힐스테이트 세종 리버파크 분양 계약자들은 피해를 호소하며 지난 22일 금융위원회를 항의 방문하는 등 집단행동에 나섰다.

고덕동 아파트 분양 계약자는 "투기지역 내에서는 1주택만 있어도 기존 주택을 2년 내 팔지 않으면 추가 대출이 안되기 때문에 기존 집을 팔지 못하는 경우나 2주택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들은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가 없다"며 "가족 직장 이전 등이 문제로 부득이하게 2주택자가 됐는데 중도금대출을 못받아 계약금을 날리게 됐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청약 자격요건이 까다로워진 데다 재당첨 금지, 대출 규제 요건 등이 강화되면서 앞으로 청약시장의 양극화가 심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투기지역 등은 대출받기가 어려워져 청약률이 낮아질 수 있지만, 규제에서 벗어난 수도권이나 지방 등에는 청약자가 몰리는 등 풍선효과가 뚜렷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올해 하반기 청약시장은 예상보다 양호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9월 이후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인기지역 아파트들이 많이 분양되기 때문이다.

다음 달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강남포레스트와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센트럴자이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강남구 개포동 주공8단지, 청담동 청담삼익 롯데캐슬 등 강남권 요지의 일반분양이 줄을 잇는다.

또 실수요자층이 탄탄한 서울 마포·서대문 일대 재개발 아파트와 과천시 지식정보타운, 성남 고등·하남 감일지구 등 수도권 공공주택지구의 시세보다 저렴한 민영 아파트 분양도 예정돼 있다.

청약 불패가 이어지고 있는 부산 등 지방 요지의 아파트도 대기하고 있어 청약 열기가 쉽게 꺾이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박원갑 수석전문위원은 "인기지역의 새 아파트에 살고 싶어하는 청약 대기 수요는 8·2 대책 이후에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주거환경이 뛰어나고 시세차익이 가능한 단지에는 청약 수요가 여전히 몰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서울과 수도권 요지의 아파트 분양이 연말까지 이어지면서 청약시장에 실수요자들이 꾸준히 유입될 공산이 크다"며 "다만 주택 가격이 안정세를 보임에 따라 분양가격이 분양 성패를 가르는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m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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