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세력다툼 총격전으로 작년에만 20명 사망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제2 도시 마르세유에서 20대 청년이 온몸에 20여 발의 총에 맞아 중태에 빠졌다.
30일(현지시간) 라프로방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자정이 조금 넘은 시각 지중해 연안 마르세유 15구의 한 골목에서 20대로 보이는 청년이 목과 복부, 다리 등에 20여 발의 실탄을 맞고 쓰러진 채 발견됐다.
목격자 증언에 따르면 괴한 2명이 갑자기 골목에서 차에서 내린 뒤 청년에게 수십 발의 총격을 가한 뒤에 차를 타고 도주했다. 피해자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지만 중태다.
현장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는 불에 탄 승용차 한 대가 발견됐다. 경찰은 범인들이 증거인멸을 위해 범행에 쓴 차 불을 지르고 달아난 것으로 보고 용의자들을 뒤쫓고 있다.
피해자의 신원이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경찰은 폭력조직 간 세력다툼에 따른 사건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지중해 연안 최대 항구도시인 마르세유에서는 조직폭력배들의 소행으로 보이는 총격 살해사건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마르세유가 속한 부슈뒤론 주(州)에서는 올해 들어 비슷한 총격 사건이 아홉 건이나 발생했다. 작년 한 해 동안 이 지역에서 조직폭력배 간 세력다툼으로 숨진 사람은 20명에 이른다.
지중해를 면한 세계적인 무역항이자 관광지로 유명한 마르세유에서 이런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은 이곳이 아프리카에서 생산되는 마약이 유럽으로 유입되는 관문이라는 배경이 작용하고 있다. 마르세유의 살인 사건의 상당수는 마약조직 간 이권 다툼이다.
북아프리카 이민자들이 많이 사는 이 지역의 높은 실업률과 빈곤, 이민자 소외 문제 등도 살인 등 강력범죄를 부추기고 있다.
이 때문에 마르세유는 알랭 들롱의 '볼사리노'(1970)와 진 해크먼의 '프렌치 커넥션 2'(1975) 등 프랑스 암흑가를 다룬 1970∼80년대 누아르 영화들의 단골 배경이되기도 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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