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모든걸 불태운다" 미얀마 탈출 로힝야 난민 6만명

입력 2017-09-02 23:11  

"그들은 모든걸 불태운다" 미얀마 탈출 로힝야 난민 6만명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로힝야족 반군단체인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의 경찰초소 습격으로 촉발된 미얀마 정부군과 반군 간 사상 최악의 유혈충돌을 피해 국경을 넘는 난민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 AP통신이 2일 보도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방글라데시 사무소의 비비안 탄 대변인은 "미얀마군과 반군의 유혈충돌이 시작된 지난달 25일 이후 지금까지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온 로힝야족 난민은 6만명으로 하루 새 2만명 가량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난민선을 타고 방글라데시 남부의 어촌에 밀입국한 로힝야족 민간인들은 미얀마군과 반군이 모두 살인과 방화를 저질렀다고 증언했다.

난민 카림씨는 "목숨을 부지하려고 탈출을 감행했다. 정부군과 극단주의자들이 우리를 불태우고 학살했다. 그들은 우리 마을을 불태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얀마에서 목선을 이용해 방글라데시로 들어오는데 1인당 1만2천 타카(약 17만원)를 지불해야 했다면서 "미얀마군은 모든 것을 파괴했다. 로힝야족을 죽인 뒤 상점도 불태웠다"고 덧붙였다.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지난달 25일 이후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의 위성영상을 분석한 결과 최소 17개 지역의 건물에 불에 탔다고 밝혔다.

방글라데시 콕스 바자르시 부시장인 알리 호사인은 "난민이 해상은 물론 육로로도 물밀 듯이 밀려들고 있어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적신월사 대변인인 미사다 사이프는 "급증한 난민에게 필요한 물자를 파악하기 위해 현지에 대응팀을 급파했다. 난민이 다양한 경로로 유입되기 때문에 (현황 파악이) 어렵다. 이른 시일 내에 이들에게 식량과 물을 공급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상황을 전했다.

방글라데시와 인접한 미얀마 라카인주(州)는 불교도와 소수인 이슬람교도 간 갈등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특히 지난해 10월 로힝야족 무장세력이 배후로 지목된 경찰초소 습격사건 이후 미얀마군은 이 지역에 대규모 병력을 투입해 몇 달간 무장세력 토벌작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수백 명이 목숨을 잃었다.

또 유엔과 인권단체는 미얀마군이 무장세력 토벌 과정에서 로힝야족 민간인을 학살하고 방화와 성폭행, 고문 등을 일삼으면서 '인종청소'를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당시 7만5천여 명의 로힝야족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도피했다.






그러나 미얀마 정부는 이런 주장을 부인해왔으며, 유엔이 구성한 국제 조사단의 활동도 불허했다.

그뿐만 아니라 미얀마군은 지난달 초 라카인주 산악 지대에서 불교도인 소수민족 남녀 3쌍이 숨진 채 발견되자 또다시 로힝야족 무장단체를 배후로 지목하고 군인 수백 명을 보내 토벌작전을 벌여왔다. 또 다수의 불교도도 로힝야족 마을을 봉쇄한 채 물리력을 행사할 조짐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5일 로힝야족 무장단체인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이 30여 개의 경찰초소를 습격하자, 미얀마 정부군은 대규모 병력을 투입해 소탕작전을 재개했다.

이 과정에서 지금까지 370여 명의 반군이 사살됐고, 미얀마 군경과 공무원, 민간인을 포함한 사망자는 400명에 육박했다.

한편,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는 이날 수백명의 로힝야족 난민과 이슬람교도가 로힝야족 학살 반대 시위를 벌였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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