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 북한이 3일 6차 핵실험 6시간 전 수소탄의 실물 형태를 공개해 눈길을 끈다.
북한은 이날 오후 12시 30분(평양시간 12시)께 핵실험을 했는데 이에 앞서 이날 오전 6시 30분(평양시간 6시)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핵무기병기화사업 현지지도 소식을 전하면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장착할 수소탄 등의 사진을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핵무기연구소가 국가 핵무력 완성을 위한 마감단계의 연구개발 전투를 빛나게 결속하기 위한 총 돌격전을 힘있게 벌여야 한다"면서 '핵무기 연구 부문 앞에 나서는 강령적 과업'을 제시했다고 북한 매체는 전했다.
결국 이 보도가 있고 정확히 6시간 만에 핵실험이 이뤄진 셈이다.
이런 태도는 이번 핵실험이 수소탄 실험임을 강조하고 이를 통해 핵기술 능력을 과시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작년 1월 4차 핵실험 당시 북한은 수소탄 실험이라고 주장했지만, 국내외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증폭핵분열탄 실험이라며 평가절하했던 사실을 감안한 조치로 보인다.
북한 핵무기연구소가 이날 핵실험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면서 기술적인 내용 중심으로 언급한 것도 동일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작년 9월 5차 핵실험 때는 핵무기연구소가 성공을 발표하면서 "핵탄두가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된 보다 타격력이 높은 각종 핵탄두를 마음먹은 대로 필요한 만큼 생산할 수 있게 됐다"는 정도의 일반적인 내용만 담았다.
지난 1월 4차 핵실험 때는 정부 성명으로 "첫 수소탄 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며 "수소탄 시험은 조선반도의 평화와 지역의 안전을 믿음직하게 담보하기 위한 자위적 조치"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핵무기연구소의 성명은 수소탄의 1차계와 2차계, 분열연쇄반응시발조종기술, 고온핵융합점화 등 과학·기술적 설명을 집중적으로 담아 수소탄 제조 능력을 확인시켜 주려 했다.
수소탄 개발능력을 부각하고 핵실험을 함으로써 국제사회가 북한의 수소탄 개발능력을 인정하도록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1950년대 소련에서 만들었던 수소탄과 모양이 거의 같다"며 "폭발 위력은 작을 수 있지만 수소탄 계열은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번 핵실험을 결정하면서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회를 개최한 것도 주목할만 하다.
조선중앙통신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가 9월 3일 오전에 진행됐다"며 상무위원인 김정은 당 위원장을 비롯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박봉주 내각 총리, 최룡해 당 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이어 "상무위원회에서는 결정서 '국가핵무력 완성의 완결단계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일환으로 대륙간탄도로켓 장착용 수소탄 시험을 진행할 데 대하여'가 채택됐다"며 김 위원장이 핵실험 명령서 친필서명을 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앞선 핵실험 때 김 위원장의 명령과 친필서명 등을 공개했지만, 노동당 회의가 열렸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정은 체제 들어 노동당의 정치적 위상이 강화되는 가운데 국가중대결정이 노동당 상무위원회에서 논의·결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북한은 1980년 이후 36년만인 2016년 5월 제7차 노동당 대회를 개최하는 등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 선군정치로 무력화됐던 노동당의 기능이 김정은 체제에서 복원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노동당 회의를 통한 핵실험 결정은 김 위원장의 책임회피용이라는 분석도 제기한다.
핵실험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과 제재가 강화되면 주민들의 실생활이 어려워질 것인 만큼 김 위원장의 독자 결정이 아닌 당 상무위의 논의결과임을 강조해 앞으로 나올 책임론에서 벗어나려는 조치라는 것이다.
jy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