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악몽을 딛고 성장하는 10대들…영화 '그것' '몬스터 콜'

입력 2017-09-04 16:00   수정 2017-09-04 19:28

공포·악몽을 딛고 성장하는 10대들…영화 '그것' '몬스터 콜'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법한 공포와 악몽에 관한 두 편의 영화가 9월 극장가의 문을 두드린다.

공포영화 '그것(IT)'과 판타지영화 '몬스터콜'은 장르는 전혀 다르지만, 둘 다 공포 혹은 악몽을 이겨내고 한 뼘 더 성장하는 10대의 이야기를 그렸다.

오는 7일 개봉하는 '그것'은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 스티븐 킹이 1986년에 펴낸 동명의 소설이 원작이다. 독창적이면서 기괴한 판타지적인 상상력, 그리고 인간 내면에 대한 성찰로 독자들을 사로잡은 책이다.

'그것'의 무대는 아이들의 실종 사건이 유난히 많이 일어나는 미국 메인주의 작은 마을 데리.

빌의 동생은 비가 퍼붓던 어느 날, 빌이 만들어준 종이배를 띄우려고 나갔다가 길가의 배수관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그로부터 1년 뒤. 빌이 속한 '루저클럽' 멤버 7명은 실종된 빌의 동생을 찾으러 숲으로 가고, 그 뒤 이상한 일들을 겪는다.

13살인 이들은 모두 학교에서 폭력과 놀림을 당하는 외톨이들. 말을 더듬는 빌부터 두꺼운 안경을 쓰고 수다스러운 리치, 아빠의 학대에 시달리는 홍일점 베벌리, 건강염려증에 사로잡혀 약상자를 지니고 다니는 에디, 13살을 앞두고 유대교 성인식을 준비해야 하는 스탠리, 뚱뚱하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하는 벤, 유일한 아프리카계 미국인 마이크 등이 그 면면이다.

이 멤버들 앞에 27년마다 나타나 어린이들을 잡아먹는다는 빨간 풍선을 든 삐에로 '그것'이 등장한다.

그것의 모습은 매번 다르다. 빌에게는 실종된 동생의 모습으로, 베벌리에게는 아빠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등 멤버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모습으로 변신해 공포를 자극한다.









영화는 1천 페이지가 넘는 원작을 134분에 담아냈다. 원래 소설은 루저클럽 멤버가 그 사건을 겪고 27년이 지나 성인이 된 모습으로 시작한다. 과거의 아픈 기억을 잊고 미국 전역에서 살아가던 이들은 '그것'이 다시 등장했다는 전화를 받고 어린 시절 맹세에 따라 다시 모인다.

영화는 이런 과정을 모두 생략하고 오롯이 루저클럽 멤버들의 어린 시절에 초점을 맞췄다. 성인소설에 가까웠던 원작과 달리 청소년 영화 분위기를 풍기지만, 그렇다고 공포나 감동이 덜한 것은 아니다.

'그것'이 언제,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튀어나올지 몰라 긴장을 늦출 수 없게 한다.

그것의 공포는 멤버들의 우정마저 뒤흔들어놓는다. 그러나 결국 연대를 통해 공포를 극복하고 적을 물리치는 모습은 감동을 준다.

열세 살다운 순수함이 묻어나는 대화와 풋풋하면서 서툰 첫사랑을 하는 이들의 모습은 긴장 속에서도 관객을 미소 짓게 한다.

원작은 1950년대가 배경이지만, 영화는 1980년대 후반으로 무대를 옮겼다. 미국의 보이그룹 '뉴키즈 온 더 블럭'의 포스터 등 80년대 청소년기를 보낸 어른들이라면 반갑게 느껴질 만한 소품들이 곳곳에 등장한다.

공포영화 '마마'로 데뷔한 안드레스 무시에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박찬욱 감독과 '올드보이', '박쥐' 등의 작업을 함께한 정정훈 촬영 감독이 촬영을 맡았다. 빌 역의 제이든 리버허 등 아역 배우들의 명연기가 빛나는 작품이다.






14일 개봉하는 '몬스터 콜'은 죽음을 앞둔 엄마와 함께 사는 한 소년이 숨기고 싶었던 비밀과 마주하며 성장해가는 이야기다.

아픈 엄마와 단둘이 사는 코너. 매일 밤, 낭떠러지에서 엄마의 손을 놓치는 악몽을 꾼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부터인가 밤 12시 7분만 되면 집 앞에 있던 거대한 나무가 몬스터로 변해 찾아온다.

나무 몬스터는 코너에게 3가지 이야기를 들려줄 테니, 그 이야기가 끝나면 다음번에는 코너가 본인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몬스터가 들려주는 동화는 권선징악의 흔한 스토리가 아니다. 등장인물들을 선과 악으로 구분하기 쉽지 않다. 착한 줄 알았던 왕자는 알고 보니 사람을 죽였고, 마녀인 줄 알았던 왕비는 피해자인 식이다. 몬스터는 현실에서도 무조건 착한 사람, 나쁜 사람은 없다는 교훈을 코너에게 들려준다.






코너는 몬스터에게 결국 숨기고 싶었던 자신만의 비밀을 털어놓는다. 잔잔한 호수처럼 흘러가던 영화는 코너가 용기를 내 마침내 비밀을 입 밖에 내는 순간, 엄청난 파도가 이는 듯한 반전을 준다. 그 비밀은 코너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진 이중성에 관한 것이어서 관객들은 마치 무방비 상태에서 허를 찔린 듯한 오싹한 충격과 감동을 느끼게 된다.

마지막에 매일 밤 12시 7분만 되면 코너가 왜 악몽에서 깨는지의 사연이 드러나는 순간에도 울음을 삼키게 된다.

코너를 연기한 루이스 맥더겔을 비롯해 아픈 엄마 역을 맡은 펠리시티 존스, 할머니 역의 시거니 위버, 몬스터의 목소리를 담당한 리암 니슨 등 연기파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가 돋보인다. 아티스트 30명의 오랜 수작업과 디지털 기술을 결합해 만들어낸 거대한 나무 몬스터도 주인공 역할을 당당히 해냈다.

동명의 원작 소설을 영화 '오퍼나지'로 데뷔한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 감독이 스크린에 옮겼다.




fusionj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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