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쿠르 우승자' 아닌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 색깔 찾을 것"

입력 2017-09-05 16:44  

"'콩쿠르 우승자' 아닌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 색깔 찾을 것"

임지영, '워너 클래식'서 데뷔 앨범 발매…임동혁과 호흡 맞춰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이번 데뷔 앨범에는 모차르트와 베토벤을 담았어요. 22살이라는 제 나이, 첫 음반이라는 의미를 고려해 고전 작품으로 시작점을 찍게 됐어요."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인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2015년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의 데뷔 앨범이 세계적 레이블인 '워너 클래식'을 통해 세계에 발매된다.

임지영은 5일 서울 종로구 문호아트홀에서 열린 데뷔 앨범 발매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생각하지도 못한 시점에 인터내셔널 데뷔 앨범을 내게 돼 감사하고 놀라운 마음뿐"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번 데뷔 앨범 발매로 정경화(1988), 사라 장(1992), 조수미(1994), 장한나(1995), 홍혜경(1998), 임동혁(2001), 임현정(2012)에 이어 워너 클래식(EMI 클래식 포함)에서 앨범을 발매한 8번째 한국인 아티스트가 됐다. 작년 3월 '서울국제음악제' 심사위원으로 한국을 방문한 알랑 랑세롱 워너 클래식 사장의 눈에 띄어 음반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데뷔 앨범에는 모차르트 소나타와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1번을 담았다.

그는 "사실 처음에 생각했던 레퍼토리와는 거리가 조금 있다"며 웃었다.

"처음에 관심 있어 했던 레퍼토리는 스트라빈스키나 프로코피예프 같은 모던한 작곡가들이었어요. 그러나 첫 앨범에 담기에는 다소 우려가 있다는 워너 클래식 측의 의견을 받아들여 모차르트 소나타(18·21·26번)를 메인 레퍼토리로 결정하게 됐어요. 여기에 약간의 색다름을 주고 싶다는 생각에 베토벤 소나타 1번도 추가하게 됐습니다. 시작을 고전으로 뗐기 때문에 두 번째, 세 번째 앨범은 낭만부터 현대 레퍼토리까지 선택의 폭이 넓을 것 같아요."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는 이후 소나타들과 달리 피아노의 역할이 크게 강조되는 작품. 이번 앨범에서 그 역할은 피아니스트 임동혁(33)이 맡았다.

"녹음 전에는 별다른 친분이 없었는데 본사 측에서 임동혁 씨를 제의해주셨고, 감사하게도 동혁 씨가 이를 수락해줬어요. 실제 만나기 전에는 동혁 씨와 같이 편안하게 작업할 수 있을지 걱정을 조금 하기도 했었죠. 매스컴 등을 통해 본 동혁 씨는 조금 미스테리해 보이고 뭔가 항상 고민하는 것처럼 보였거든요. 그런데 막상 만나고 보니 오래 알고 지낸 친구처럼, 사촌 오빠처럼 저를 편안하게 이끌어줬어요."

리허설이나 연습 중 곡에 대한 별다른 조율이나 토론을 하지 않아도 됐을 만큼 호흡도 좋았다. 이들은 서울 예술의전당(9월 26일)을 포함, 전국 5개 공연장에서 앨범 발매 기념 콘서트도 연다.

그는 "앞으로도 서로를 반짝이게 하는 파트너가 되어 주길 기대한다"며 웃었다.






그의 이름을 널리 알린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를 치른 것도 벌써 2년 전. 다비드 오이스트라흐, 바딤 레핀 등과 같은 유명 바이올리니스트를 배출한 이 대회에서 임지영은 우승을 거머쥐며 국내외 스포트라이트를 한껏 받았다.

그는 올해 2월부터 독일로 거주지를 옮겨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국내에서만 음악 교육을 받은 그가 처음 오른 유학길이다.

"지난 2년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 타이틀에 부담을 갖기도 했어요. 연주도 그런 수식어를 신경 쓰며 하지 않았느냐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 그러던 중에 '콩쿠르 우승자'가 아닌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의 색깔을 찾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한국에서야 많이들 알아봐 주시지만, 유럽에서는 아시아에서 온 신인 연주자에 불과하거든요. 지금까지 해온 것과 다른 식의 공부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가 택한 독일 크론베르크 아카데미는 거장들의 마스터 클래스와 토론을 중심으로 교육이 이뤄지는 곳.

"다니엘 바렌보임, 기돈 크레머, 안드라스 쉬프 같은 대가들이 자주 와서 음악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죠. 저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유학생활에 굉장히 만족해하고 있어요."

그는 자신을 "이제 막 발을 뗀 마라토너"에 비유했다.

"마라톤이긴 한데 도착 지점이 보이지 않는 마라톤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어디까지 왔는지 가늠하는 것은 무의미한 것 같아요. 그냥 꾸준히, 열심히 달린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sj997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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