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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바링허우 작가가 포착한 한국의 전통…쑨 쉰 개인전

입력 2017-09-06 15:58   수정 2017-09-06 16:02

중국 바링허우 작가가 포착한 한국의 전통…쑨 쉰 개인전

북촌 아라리오서 6일 개막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지느러미를 움직이는 말, 트럼펫을 머리에 얹은 새, 시계탑을 머리로 삼은 금붕어…….

서울 북촌 아라리오갤러리의 지하 전시장이 높이 3m도 훌쩍 넘는 괴이한 거대 생명체들로 가득 찼다.

고대 기서나 판타지 소설에나 나올법한 이들의 원형은 경복궁 근정전 추녀마루에 올라탄 잡상(雜像)들이다.

구중궁궐을 지키느라 무료하던 이 형상들은 개인전 준비를 위해 한국을 찾은 중국 작가 쑨 쉰(37)의 눈에 들면서 생명력을 얻었다.

"한국 전시에서 어떤 작품을 보여줄지 계속 고민하던 차였어요. (잡상은) 항상 그 자리에 머무르는 동물들인데 그들이 왜 거기 있는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아무도 묻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근정전에서 멀지 않은 아라리오갤러리에서 국내 첫 개인전 '망새의 눈물'을 여는 쑨 쉰을 6일 기자간담회에서 만났다.

이른바 '잡상' 시리즈는 먹 아닌 잉크로 선을 그린 뒤 기존 안료에 효모 등 다양한 재료를 섞어 채색한 작품이다. 힘과 개성이 뚜렷하게 느껴진다.

트럼펫, 시계탑, 유니콘의 뿔 등 서양의 색채가 강한 오브제들로 장식한 이유를 묻자 작가는 "중국 작가라고 전통만 이야기하면 발전이 없다. 서양 문물, 그중에서도 세계사에 영향을 끼친 사건이나 물건들을 형상화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를 가득 실어 그렸음에도 바탕의 종이가 끄떡없어 보이는 것은 쑨 쉰 작업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바크지 덕분이다. 이 질기고 두꺼운 종이는 옛 중국에서 옷감으로 쓰이기도 했다고.

이들 '잡상' 시리즈와 함께 놓인 '시아'(Xia)는 중국과 한국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화난' 부처를 그린 대형 작품이다.

그는 북한 도발로 한반도 정세가 불안한 점을 언급하면서 "부처가 화가 나는 시기가 있는데, 지금이 그렇지 않으냐"고 말하기도 했다.

'망새의 눈물'은 1층에서 상영 중인 애니메이션의 제목이기도 하다.

작가가 "모든 작업을 아울렀다"고 소개한 이 애니메이션에서는 2층과 지하 1층에서 전시 중인 이미지들을 영상으로 옮겼다. 말과 용의 결투에서 시작하는 애니메이션은 동양적 배경과 서양적 오브제의 등장으로 흥미를 일으킨다.

아라리오갤러리는 "전통 건축 양식인 망새로 상징되는 한·중 고유의 전통과 아름다움이 서구 문물과 현대 문화 영향으로 점차 자리를 잃어가는 점을 아쉬워하면서도, 변화를 기쁘게 맞이하는 양가적인 감정을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가는 북한, 몽골과 국경을 맞댄 랴오닝성의 광산마을에서 태어나 자랐다.

개혁과 개방 움직임이 거세게 일기 시작한 1980년대 '바링허우' 세대이기도 하다.

작가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 문제로 급격하게 얼어붙은 한·중 관계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 말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그는 대신 "서로 다른 문화를 포용해서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동양의 전통이며, 그런 점에서 한·중·일이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이번 전시에 쑨 쉰의 현대적인 목판화 작업이 나오지 않은 점은 아쉽다.

전시는 11월 5일까지. 문의 ☎ 02-541-5701.

ai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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