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대목 우짜노"…서문시장 화재 뒤 대체상가 열었지만 한숨만

입력 2017-09-09 08:01  

"추석대목 우짜노"…서문시장 화재 뒤 대체상가 열었지만 한숨만

"개장 첫날만 반짝, 손님 발길 뚝"…건물 관리단과 마찰로 이중고




(대구=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지난해 11월 큰불로 생계터전을 잃은 대구 서문시장 4지구 상인들이 9개월 만에 대체상가를 마련해 장사를 시작했지만, 손님 발길이 뜸해 울상짓고 있다.

지난 8일 대구 중구 베네시움. 서문시장에서 250여m 떨어져 있는 이곳은 4지구 상인들이 대체상가로 사용하는 곳으로 지난달 25일 정식 문을 열었다.

화재 피해를 본 4지구 상인 572명 가운데 246명이 지상 9층 건물 1∼4층에 한복, 이불, 액세서리 등을 파는 점포를 마련했다. 2년 6개월 동안 임대료 없이 관리비만 내고 장사할 수 있다.

나머지 피해상인도 원하면 5∼7층에 바로 점포를 낼 수 있다.

대구시는 지난 1월 10여 년간 방치해 놓은 이곳이 대체상가로 결정되자 56억원을 들여 내부 시설을 정비했다.

그러나 개장 2주일이 지난 이날 대체상가 안은 손님이 별로 없어 썰렁했다. 몇몇 상인은 점포에 우두커니 앉아 있거나 휴대전화만 보고 있었다.

반면 옛 4지구가 있던 인근 서문시장 골목과 주변 점포 곳곳은 오가는 손님으로 북적거려 이곳과 확연히 대비됐다.

대체상가 한 상인은 "서문시장보다 물건 종류가 적기 때문에 손님이 찾지 않는 것 같다"며 "또 아직 대체상가 자체를 모르는 분도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은 "개장 첫날에만 손님이 좀 몰렸지 이후 발길이 뚝 끊겼다"며 "추석 대목을 앞두고 이런 상황이 계속 이어질까 봐 걱정이다"고 했다.

손님 김모(45·여)씨는 "피해 상인들이 다시 장사를 시작했다는 소식을 듣고 왔지만 살 수 있는 품목이 많지 않아 아쉽다"며 "볼거리·먹을거리도 많고 한 번에 다양한 물건을 살 수 있는 서문시장에 손님이 몰릴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4지구 상인들은 최근 베네시움 건물 실 소유주인 관리단 측과 무상임대 시설 범위 등을 놓고 마찰을 빚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시에 따르면 관리단 측은 2년 6개월 간 무상임대 계약은 판매시설에만 유효하고 별관 창고 및 전시 시설 등은 대상에서 제외된다며 이용료를 납부하라고 통보한 상태다.

전기·도시가스·수도 사용료 등 체납에 대비한 보증금 등도 요구했다.

관리단 측은 상인들이 이 같은 조건을 이행하지 않자 한때 건물 에어컨 작동을 멈추기도 했다.

이처럼 양측 입장이 엇갈린 탓에 협의점을 찾기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4지구 상인들은 "화재로 장사를 못 하는 동안 많이 힘들었지만 대체상가 개장으로 재기를 꿈꿀 수 있었다"며 "하지만 손님도 적고 관리단 측과 마찰도 있어 걱정이다"고 토로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상인과 관리단이 원만하게 협의점을 찾을 수 있도록 중간에서 노력하고 있다"며 "추석을 앞두고 많은 시민이 대체상가를 찾도록 공연을 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su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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