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남성 北중학교 영어교사 체험기…"수업전 군대식 인사"

입력 2017-09-09 09:16  

뉴질랜드 남성 北중학교 영어교사 체험기…"수업전 군대식 인사"

(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 뉴질랜드 남성이 평양의 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쳤던 경험을 뉴질랜드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는 팀 컨즈는 9일 TV3 뉴스허브에 지난 2006년과 2008년 두 차례에 걸쳐 북한을 방문해 김일성 동상이 내려다보이는 금성 제1중학교 등 3개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쳤다면서 "북한 사람들이 가족처럼 매우 편했다"고 회고했다.

북한 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친 서방 인사로는 그가 처음이다.






11세에서 16세 사이 학생들을 2, 3개월씩 가르쳤던 컨즈는 "북한 사람들이 서방 사람들과 다를 게 없었다"고 밝혔다.

컨즈는 "교사들이 함께 어울리기에 아주 좋은 사람들로 외국인과는 어울릴 기회가 거의 없는 사람들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그들을 로봇처럼 자동화된 사람들로 보는 경향이 있지만, 그들도 개성이 있고 웃을 줄도 알고 유머도 즐긴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삶, 특히 뉴질랜드에서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북한 정권의 손길이 평양 어디에나 미치지만, 자신을 의식화시키려 한다는 느낌은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이 다른 나라에 갔을 때 하는 것처럼 기본적인 수준의 존중심을 보여주기만 하면 자기 자신으로 남아 있을 수 있다"며 "나는 특별히 무엇인가를 해야 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일본에 살 때 북한에 관심을 두게 됐다는 컨즈는 지난 2004년 고려여행사를 통해 처음 북한 여행길에 올랐다.

고려여행사는 북한에 억류됐다가 지난 6월 혼수상태로 본국으로 송환돼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북한에 들어갈 때 그의 방북을 주선했던 바로 그 여행사다.




컨즈는 북한 방문 이후 뉴질랜드·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PRK) 친선협회와 관계를 이어가다가 교사로 자원했다.

그는 "교실에 들어가면 학생들이 모두 군대식으로 일어서서 '굿모닝, 써'라고 인사했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 측이 내 스타일대로 가르치는 것을 허용했다"며 "학생들이 푸른 눈을 이전에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 가까이 다가와 내 눈을 들여다보려고 하는 16세짜리 들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영어 수준은 놀라울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는 교실 밖 생활은 상당히 규칙적이었다며 토요일에는 교사, 학생들과 어울려 운동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그들에게 사진도 보여주었다. 특히 우리 집과 내가 타던 자동차, 럭비 경기 사진들을 보여주었는데 관심이 대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체류 기간에 북한 정권의 고위층 인사들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지만, 군인들의 모습은 어디에서나 눈에 띄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반도 현 정세와 관련, 북한과 미국의 긴장상태는 가슴 아픈 일이라며 "인간적 관점에서 볼 때 내가 전쟁에 휘말려 들기라도 하는 것처럼 그들이 걱정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에 대해 잘 아는 대부분의 학자는 궁극적으로 전쟁을 벌이는 게 김정은의 관심사가 아닐 것으로 믿고 있다"며 전면전의 가능성은 아주 낮은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기회가 된다면 다시 북한에 가고 싶지만, 이제는 그런 결정을 내릴 때 고려해야 할 가족이 있다고 덧붙였다.

ko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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