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각버섯으로 우울증 퇴치?…유럽 8개국 임상시험 타진

입력 2017-09-11 15:47   수정 2017-09-11 15:58

환각버섯으로 우울증 퇴치?…유럽 8개국 임상시험 타진

(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신비의 버섯'으로 알려진 환각 버섯(magic mushroom)의 추출물 '사일로사이빈'(Psilocybin)을 우울증 환자들에게 투여하고 그 결과를 살펴보는 실험이 유럽에서 대대적으로 추진된다.

당국의 최종 승인여부를 앞두고 있지만 향정신성 물질의 의학적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실험으로서는 이번이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 전했다.

영국의 스타트업 기업 컴퍼스패스웨이스(Compass Pathways)는 내년 초 이런 획기적인 실험을 진행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대상은 유럽 8개국 400명의 치료저항성 우울증 환자들이다.

치료저항성 우울증은 초기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부분적인 반응 만을 보인다.

이번 실험은 신비의 버섯 함유물질인 사일로사이빈이 환자들의 우울증 치료에 도움을 줄지 파악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실험은 3개월간 진행된다.

환각물질의 과학적 연구로서는 50여 년 만에 다시 시도되는 것이기도 하다.

각국은 1960년대부터 향정신성 약물에 대해 대대적인 단속을 진행하고 있다.

알렉산더 셜긴과 티모시 리어리 등과 같은 반(反)문화적 인사들이 이를 기분전환용으로 사용하면서부터 당국의 단속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최근 들어 연구소와 기업이 MDMA(일명 엑스터시), LSD(환각제 일종), 케타민(향정신성의약품 일종), 사일로사이빈 등 향정신성 물질에 대한 연구에 뛰어들었다.

이들 물질은 우울증, 외상후스트레스장애, 강박장애, 두통, 알코올 중독 등과 관련이 있다.

의료 전문가들이 만든 컴퍼스패스웨이스는 유럽의약품청(EMA) 및 다른 감독당국과 실험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 왔다.

사일로사이빈이 환자들에게 어떤 반응을 일으킬지 모니터하려고 사일로사이빈 사용과 디지털 기술 이용 문제를 논의 중이다.

중증 우울증 환자 친척을 두고 있는 이 회사 공동 설립자 조지 골드스미스는 "이번 실험은 1960년대로 되돌아가기 위한 게 아니라 21세기 디지털 혁명과 의약품이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연구에 진척을 이루기 위한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만일 실험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오면 제약산업이 생산하는 항우울증 약품 사용 및 심리치료에 대한 당국의 승인 문제를 촉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울증 진단을 받은 사람 가운데 3분의 1은 치료에 제대로 반응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분전환용으로 광범하게 사용되고 있는 사일로사이빈은 그동안 우울증 환자 치료에 안전하다는 확신을 당국에 심어줬다.

컴퍼스패스웨이스는 공동설립자들과 크리스틴 앵거마이어 등 후원자들로부터 400만 파운드(60억원 상당)의 연구비를 이미 확보해 둔 상태다.

내년 실험을 위해 1천500만 파운드(223억원 상당)를 조성하기로 하고 사모펀드를 비롯해 벤처캐피탈, 전략투자자들과 논의 중이다.

kyung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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