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회장사' 전방, 결국 경총 탈퇴…최저임금 대응 불만(종합)

입력 2017-09-14 18:57   수정 2017-09-14 19:00

'초대 회장사' 전방, 결국 경총 탈퇴…최저임금 대응 불만(종합)

조규옥 회장 "통상임금 등 현안 많은데 대응전략 없어"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김동현 기자 =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방직업체 중 하나이자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 초대 회장 기업인 '전방'이 결국 경총을 탈퇴했다.

큰 폭의 최저임금 인상 과정에서 경총이 제대로 재계 입장을 대변하지 못했다는 불만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재계와 경총에 따르면 전방은 지난달 30일 자로 경총 회원사에서 '탈퇴' 처리됐다.

경총 관계자는 "실무 부서에 확인한 결과, 탈퇴 처리된 상태"라고 밝혔다.

전방은 앞서 지난 7월 27일에도 "경총이 경제단체 역할을 못 한다"며 탈퇴 의사를 밝혔다가 경총의 만류로 일단 잔류했다. 그러나 한 달 보름여 만에 결국 완전 탈퇴를 실행했다.

첫 번째 '탈퇴 경고' 당시 조규옥 전방 회장은 "내년 최저임금을 16.4%나 올렸는데 경총에서는 한마디 말도 없다"며 "우리를 대신해서 최저임금위원회에 나갔으면 기업들이 얼마나 힘든지 대변해야 하는데 그 역할을 못 했다"고 비판했다.

조 회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한 부분은 되지만 앞으로도 근로시간 단축과 통상임금 등의 현안이 있는데 내가 그런 것을 감당하기에는 능력이 너무 부족하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은 조직이 일원화가 돼 있지만 우리 경제단체는 회원사가 수백 수천 명이 되다 보니까 의견일치도 하기 힘들고 부회장직을 감당하기에 벅차다"고 말했다.

또 "경총에 애정을 많이 가졌고 우리를 대표하는 단체인데 말이 먹혀들지 않는다"면서 "앞으로도 현안이 한 두건이 아닌데 그에 대응할 전략도 없고 그래서 난 좀 제외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경총은 전방이 주도해서 만든 단체"라며 "경총이 그래도 기업을 제일 활발하게 대변해주는 단체인데 이럴 때 나서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방 창업주인 김용주 전 회장은 1970년 경총 초대 회장에 선출됐다. 아들 김창성 전방 명예회장도 경총 회장을 거쳐 현재 경총 고문을 맡고 있고, 조 회장은 경총 부회장 중 한 명이다.

조 회장은 경총이 정규직 전환 정책을 비판했다가 정부와 불편한 관계가 된 것을 두고 "경총이 틀린 말을 한 게 아니다"라며 "그런 말도 못하면 경제단체로서 경총의 존재가 무의미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총 상황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우리 같이 별 볼 일 없는 사양사업을 하는 제조업체는 의지할 곳도, 화풀이할 곳도 경총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내년도 최저임금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오르면서 방직업계가 큰 어려움에 부닥쳤다고 전했다.

전방은 전국에 보유한 섬유공장 6곳 중 3곳을 폐쇄하고 근로자 600여 명을 해고하는 구조조정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방이 50% 지분을 투자해 일본 섬유업체 군제 등과 함께 설립한 속옷생산업체 전방군제도 일본 측이 최저임금 타결 직후 일방적으로 사업을 청산하고 철수하는 바람에 사실상 문을 닫았다.

전방은 1935년 가네보방적 광주공장으로 설립됐으며 약 1천200명을 고용하고 있다.

국내 섬유산업은 가격 경쟁력 약화와 과잉경쟁 등으로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전방은 2014년 113억원, 2015년 105억원, 2016년 125억원 등 최근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shk999@yna.co.kr, blueke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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