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 일자리 뺏기랴'…전기차 그늘 속 獨노동자 대처법

입력 2017-09-15 06:31  

'삼성에 일자리 뺏기랴'…전기차 그늘 속 獨노동자 대처법

전기차 '일자리 감소'에 VW·BMW 노동자, 독일내 배터리공장 요구

4차산업혁명시대 글로벌 일자리 경쟁 치열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디젤 엔진 등 내연기관 엔진의 생산 감소는 우리 일자리의 감소를 의미합니다. 우리는 니더작센주(州)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기를 원합니다."

독일 자동차 폴크스바겐 그룹 직장평의회 안드레아스 블레흐너 의장의 말이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마티아스 뮐러 폴크스바겐 그룹 회장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배터리를 포함해 전기차에 대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직후 현지언론에 나온 반응이다.

폴크스바겐은 2025년까지 80종의 전기차를 내놓고 배터리와 전기차 등에 200억 유로(27조100억 원)를 투자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미국 테슬라가 이끄는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빼앗아오겠다는 것이다. 세계 최고의 자동차 대국이 배출가스 조작 사건인 '디젤 스캔들'로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복안도 깔려있다.

전기차 선두그룹인 테슬라와 닛산 등이 빠진 채 14일 개막한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도 독일 자동차 업계들이 '안방'에서 대대적인 반격에 나선 무대였다.

폴크스바겐과 다임러, BMW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관련해 지난 6년간 348개의 특허를 등록했다. 이는 프랑스의 푸조와 르노, 미국의 GM, 포드, 테슬라가 보유한 특허보다 많다.

영국과 프랑스가 2040년까지 내연기관 차를 금지하겠다고 밝히고 중국도 내연기관 자동차의 판매 중단 방안을 추진키로 한 상황이어서 독일 자동차 업계는 더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그런데 이런 청사진에서 일자리는 빠졌다. 전기차 시대의 가장 큰 문제는 일자리 감소다.






컨설팅업체 알릭스파트너스는 전기차 시대에 자동차 업계 종사자들이 현재보다 40% 정도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내연기관 엔진이 실질적으로 사라지게 될 것으로 전망되는 2030년까지 유럽에서만 11만2천 개의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의미다.

전기차는 엔진이 내연기관만큼 복잡하지 않다. 그만큼 인력이 덜 필요하다. 가뜩이나 인공지능(AI) 시대가 급속히 열리기 시작하면서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시점에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폴크스바겐 직장평의회가 다급할 만한 상황이다. 독일에서 직장평의회 의원은 노동자들이 선출한다. 근무조건뿐만 아니라 해고 결정에도 참여해 경영의 한 축을 맡는다. 폴크스바겐 직장협의회는 지난해에도 이 같은 요구를 공개적으로 했다.

BMW 노동자들도 경각심을 갖고 배터리 공장 설립을 요구하고 있다. BMW 직장평의회의 만프레트 쇼흐 의장은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과의 인터뷰에서 "배터리를 생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산별노조 차원에서도 적극적이다.

외르크 호프만 금속노조 위원장은 "우리만의 베터리를 생산하는 것은 삼성과 LG화학과 같은 아시아 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고용을 창출하는 방법"이라고 쥐트도이체차이퉁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러나 경영진은 이 같은 바람과는 달리 움직이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노동자들의 압박에 니더작센 주에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면서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유럽과 아시아, 북아메리카의 업체들과 배터리 생산에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025년까지 잡고 있는 배터리 설비 규모는 연간 150GW(기가와트) 이상이다. 2030년까지 배터리를 확보하는 비용만 총 500억 유로(67조5천200억 원) 정도일 것으로 추산된다.

독일 업계가 배터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독일이 에너지 생산 비용이 높다는 점 등에서 생산성 등을 고려해 해외에 의존할 가능성이 크다는 독일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독일 자동차 업체와 해외 배터리 업체 간의 협력 모델이 유력하게 떠오른다.

독일 언론은 전기차 배터리 연구를 해온 삼성과 LG를 유력한 협력 대상 기업으로 거론하고 있다.

국가 간, 자동차 업계와 배터리 업계 간에 일자리를 놓고 벌이는 글로벌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셈이다.

lkb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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