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윤리위원장 취임과 동시에 '올림픽 부패스캔들' 정조준

입력 2017-09-15 09:14  

반기문 윤리위원장 취임과 동시에 '올림픽 부패스캔들' 정조준

리우·도쿄올림픽 유치 과정서 IOC위원 매수 여부 철저히 조사

반 위원장 IOC 입성으로 국제스포츠계 한국 위상도 고취될 듯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평창동계올림픽 준비 상황을 6년간 꼼꼼하게 점검해 온 구닐라 린드베리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조정위원장은 지난달 연합뉴스와의 단독 인터뷰 중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남겼다.

그는 "한국민들은 반기문 IOC 윤리위원장 지명자를 자랑스럽게 여겨야 한다"면서 "IOC에서 중책을 수행할 것"이라고 했다.

린드베리 위원장이 말한 '중책'은 IOC의 윤리의식과 투명성을 강화하는 일과 관련 있다.

IOC는 15일(한국시간) 페루 리마에서 열린 총회 이틀째 일정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임기 4년의 새 윤리위원장으로 선출했다.

반 위원장은 2007년부터 2016년까지 10년간 유엔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면서 유엔에 높은 수준의 윤리성과 책임감, 투명성 기준을 도입했다.

IOC는 현재 '솔트레이크시티 스캔들' 이후 최악의 추문에 직면했다.

역대 IOC 최악의 비리로 평가받는 솔트레이크시티 스캔들은 2002년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미국 유타 주 솔트레이크시티가 유치 과정에서 IOC 위원들에게 뇌물을 건넨 것이 드러나 수 명의 IOC 위원들이 제명된 사건이다.

IOC는 이 사건을 계기로 IOC 위원들의 비위를 감찰·조사하고 올림픽 운동에서 윤리를 지키려는 목적에서 1999년 독립기구인 윤리위원회를 발족했다.

한동안 IOC 위원들의 윤리 문제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으나 최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2020년 도쿄올림픽 유치 과정에서 과거와 흡사한 IOC 위원 매수 의혹이 불거지면서 IOC는 18년 만에 두 번째 위기에 봉착했다.

프랑스와 브라질 사정 당국은 리우·도쿄올림픽유치위원회가 IOC 위원에게 돈을 건넨 정황을 포착하고 이들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IOC는 수사선상에 오른 IOC 위원들에게 '무죄 추정 원칙'을 적용해 아직 아무런 조처를 내리지 않았다.

이런 IOC를 향해 스캔들 연루 의혹 위원들을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이처럼 IOC 위원들의 윤리성 회복 요구가 어느 때보다 높은 시점에서 반기문 신임 윤리위원장이 IOC 위원들에게 '저승사자'로 등장한 셈이다.

반 위원장을 비롯한 9명의 IOC 윤리위원들은 프랑스·브라질 사정 당국의 수사와 별도로 자체 조사에 착수해 비리 연루 위원들의 증거를 수집하는 대로 강력한 징계를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IOC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온 캐나다 출신 베테랑 딕 파운드 IOC 위원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전 세계적으로 명성을 쌓은 반 위원장이 그 명성을 발판삼아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파운드 위원은 특히 세네갈 헌법재판소장 출신 유수파 은디아예 전 IOC 윤리위원장이 잘 알려지지 않은데 반해 반기문 위원장은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고 좋은 평판을 받는 분이라고도 했다.

IOC의 개혁을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로 풀이된다.






윤리위원회의 주된 임무는 IOC 윤리 강령을 지속해서 강화·개선하고, 논문 표절, 뇌물수수와 같은 비리 의혹이 있는 IOC 위원을 직접 조사하는 것이다.

조사 후 징계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IOC 집행위원회와 IOC 총회에 징계를 권고한다.

지난해 6월 논문 표절 의혹을 받아온 문대성 전 IOC 선수위원을 자체 조사해 우리나라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에 직무 정지를 권고한 것도 IOC 윤리위원회였다.

전문 외교관 출신 반 위원장의 IOC 입성으로 최근 위축된 한국 스포츠 외교력이 한층 나아지리란 전망도 나온다.

건강상 이유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IOC 위원을 자진사퇴하면서 한때 3명으로 전성기를 구가하던 우리나라 IOC 위원은 현재 탁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 유승민 선수위원만 남았다.

한국인 IOC 위원이 언제 또 탄생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 IOC 고위직에 선출된 반 위원장에게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반 위원장은 TV·라디오 분과위원장을 지낸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 이후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로 IOC 기구 수장이 됐다.

cany990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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