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정부 '불허' 이후 지분율 86→74%로 낮춰 인수합의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중국 푸싱(復星·FOSUN)그룹이 인도의 제약회사인 글랜드 파마(Gland Pharma)를 인수키로 합의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17일 보도했다.
푸싱그룹은 자회사인 푸싱 의약을 통해 글랜드 파마의 주식 74%를 11억 달러(약 1조2천억 원)에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사모펀드인 KKR의 지분 38.4%를 사들이고 다른 투자자들로부터 나머지 지분을 매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푸싱 의약은 당초 지난해 7월 글랜드 파마의 지분 86%를 13억 달러에 사들이기로 계약했으나 인도 정부가 지난달 이를 불허, 좌절한 바 있다.
이를 되살린 것은 매수를 희망한 지분을 74%로 낮춘 덕분이다. 인도 정부는 지난해 투자관련 규정을 완화, 외국인 기업이 정부의 승인 없이 국내 제약회사의 지분을 최대 74%까지 인수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 사모펀드인 KKR은 지난 2014년 글랜드 파마의 지분을 2억 달러에 사들인 바 있다. 푸싱 그룹이 합의한 인수금액을 감안하면 KKR의 지분 가치는 사들일 때보다 2배 이상으로 뛴 것으로 보인다.
글랜드 파마는 글로벌 제네릭(복제약) 의약품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항응고제인 헤파린을 포함한 다양한 제네릭 주사제를 주로 미국 시장에 판매해왔다.
중국 제약회사들은 헬스케어 산업의 글로벌 기업을 육성하려는 정부 시책에 힘입어 신기술 확보 차원에서 외국 기업 인수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중국 기업의 해외 투자 규모는 2011년 4억7천400만 달러였으나 지난해에는 70억 달러로 급증했다. 이는 푸싱 그룹과 글랜드 파마가 당초 합의한 인수계약이 포함된 수치다.
이번 계약은 중국 기업이 인도 기업을 인수하는 것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푸싱 그룹이 클럽 메드와 태양의 서커스, 원 체이스 맨해튼 플라자를 포함한 해외 자산을 적극적으로 사들였지만 인도 기업을 사들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jsmo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