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 강화에 '특수신분' 北화교 역할 주목

입력 2017-09-18 15:53  

대북제재 강화에 '특수신분' 北화교 역할 주목

북·중 국경 오가며 교역 중개 역할…1만∼1만5천명 추정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국제사회가 대북제재의 고삐를 조일수록 북한과 중국 국경을 자유로이 오갈 수 있는 '특수신분'인 북한 화교의 역할이 주목을 받는다고 1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북한 접경 도시인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의 학자들과 중국 무역상들은 교역 중개인으로서 북한 화교의 역할이 매우 유용하다고 말한다.

칭화(淸華)-카네기 센터의 연구원 자오퉁은 "다른 교역 채널이 모두 폐쇄됐기 때문에 사람들은 점차 북한 화교 네트워크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들에 대한 수요가 전보다 무척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학계에서는 북한 화교가 약 1만∼1만5천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이 숫자는 여러 가구가 중국으로 이주하면서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들은 1940년대 북한 창건 당시부터 합의에 따라 특수한 신분을 보장받았다.

애덤 캐스카트 리즈대 중국역사 강사는 "그들은 늘 일정한 자율성을 가지고 있고, 체제 안팎에 걸쳐있다"고 말했다.

캐스카트는 북한이 중국과의 교역을 위해 화교들에게 기회의 문을 개방하면서 이들의 자유가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가령, 북한 화교들은 집에 국제 전화를 설치할 수 있는데, 이는 다른 대부분의 북한 사람들에게는 허용되지 않은 것이다.

지난 2009년 원자바오(溫家寶) 당시 총리가 북한을 방문한 이래, 북한 화교는 양국 교역의 중개인으로서 지위가 더 확고해졌다.

다른 북한 사람들이 북한 안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때마다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반면, 북한 화교들은 중국 국경도 마음대로 넘나들 수가 있다.

1990년대 일부가 압록강을 통과할 수 있는 '도하 통행증(river-crossing passes)'을 받았고, 오늘날에는 일부 북한 화교가 중국 내에서 이동할 때 사용되는 '화교 여권'을 받았다.






이 같은 특징 덕에 북한 화교들은 다른 북한 사람 사이에서 유독 눈에 띈다.

FT가 단둥의 한 한국 식당에서 만난 20대 초반의 북한 화교 쑹톈위(가명)는 다른 북한 사람들과 달리 옷깃에 김정은 혹은 김일성의 초상화가 그려진 배지를 달고 있지 않았고, 일반 전화 대신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10대 때 단둥으로 이사를 오면서 징병도 피할 수 있었다. 북한에서는 모든 남성이 10년 동안 군에 의무 복무해야 한다.

쑹톈위는 "많은 사람, 특히 밀레니얼 세대는 김정은을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내 친구들은) 북한에서 자신을 발전시킬 기회를 전혀 얻지 못한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그는 여전히 북한 친구들과 교류를 하며 지낸다.

그의 친구들은 밀수한 중국 심카드를 이용해 그와 전화 통화를 하고, 옷과 신발 등 필요한 물건을 보내달라고 부탁한다. 쑹톈위는 국경 세관을 통해 요청받은 물건을 보내주곤 한다.

그는 올해 안에 중국 시민권을 취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시민권을 취득하면 가장 먼저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을 계획이다.

비록 북한을 떠났지만 그에게는 여전히 북한에 대한 향수가 남아있다.

쑹톈위는 북한을 좋은 나라라고 생각하는지 묻자 "북한을 나쁜 나라라고 말하는 것을 들으면 화가 난다"며 "본질적으로는 좋은 나라다. 사람들이 좋다"고 말했다.

gogog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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