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직업' 소방관…무늬만 3교대·홀로 독도면적 1천472배 담당

입력 2017-09-18 16:56   수정 2017-09-18 17:45

'극한직업' 소방관…무늬만 3교대·홀로 독도면적 1천472배 담당

강원소방인력 2천612명, 3교대 위한 법정 필요인력의 59%에 불과

사고나면 업무 경계도 없이 현장활동…고된 업무·위험 노출의 연속




(강릉=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목숨을 걸고 국민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소방관들의 처우 개선이 시급합니다.", "사명감으로 일하는 소방관들의 근무환경이 개선돼야 합니다."

17일 새벽 강원 강릉 석란정에서 화재 진화 중 무너진 건물 잔해 등에 깔린 이영욱(59) 소방위와 이호현(27) 소방사가 순직했다.

믿음직한 선배이자 든든한 가장이었던 이 소방위와 매사 적극적인 후배이자 힘든 내색 없이 착하게 자란 든든한 아들이었던 이 소방사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소방관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또다시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법정 필요인력조차 채우지 못해 인력 충원이 절실하다. 현장에서도 "무엇보다 인력 충원이 간절하다"고 호소한다.

인력부족은 현장대원들을 고된 업무와 위험에 처하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이기 때문이다.





18일 강원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현재 강원도 내 소방인력은 2천612명이다. 3교대를 위한 법정 필요인력 4천431명의 59%에 불과하다.

통상 화재대응·구조·구급 현장 업무를 하는 소방공무원은 주간·야간·휴무를 반복하는 3교대 근무를 한다.

부족한 인원으로 억지로 3교대를 돌리다 보니 '무늬만 3교대'로 운영할 뿐 2교대 시절과 비교해서 전혀 나아진 게 없다.

네 명은 타야 할 소방 펌프차에 두세 명이 타거나 구급차에 단 두 명이 타 한 명이 운전대를 잡고 다른 한 명이 사고처리를 하는 일이 다반사다.

사고가 나면 업무의 경계도 없다. 지난해 5월 태백의 강풍 피해복구 현장에서 순직한 고 허승민 소방위도 구급 업무를 담당했으나 한 명이 아쉬운 상황에서 현장 복구작업에 나섰다가 목숨을 잃었다.






소방서나 119안전센터와 멀리 떨어진 취약지역에 배치하는 119지역대 중 소방관 단 1명만 있는 '1인 지역대'도 14곳이나 된다.

'1인 지역대'에 소속된 소방관은 총 3명으로 하루에 1명씩 3교대로 근무한다.

이 중 인제 서화지역대 담당 면적은 독도 면적(약 0.18㎢)의 무려 1천472배에 이르는 265㎢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면적을 맡고 있다.

하지만 법정 필요인력 충원은 5년 뒤에나 가능하다.

도 소방본부는 2022년까지 현장 소방인력 1천350명, 화천·양구소방서 신설로 인한 283명, 농어촌 구급대 배치 117명, 소방검사·안전교육인력 150명 등 총 2천18명을 늘릴 계획이다.

계획대로 된다는 가정하에 2022년이 돼야 총 4천607명으로 늘어나 소방력 확보율이 법정 기준에 도달한다.

이처럼 지방직 소방공무원은 지자체 재정에 따라 인력이나 소방장비 등 근무조건 편차가 크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방관을 모두 국가직으로 일원화해 국가 예산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현재 소방공무원의 98.8%는 지방직으로 국가직은 단 1.2%에 불과하다.







게다가 강원도 소방본부는 번듯한 청사도 없어 도청 건물에 얹혀살고 있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안전을 책임지는 기관이라고 하기에는 초라하기만 하다.

새 청사는 2020년이 돼야 춘천 동내면 학곡리 도시개발지구 내에 들어선다.

도내에서 유일하게 소방서가 없는 화천과 양구도 2019년까지 기다려야 한다.

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없는 인원으로 근무하다 보니 현장대원들의 피로는 쌓여가고만 있다"며 "대원들의 안전과 휴식 보장을 위해 인력 충원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conany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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